20년 집권 ‘남미 맏형’ 차베스… 막대한 오일머니로 反美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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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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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쿠데타로 이름 알린 뒤 1998년 빈곤층 지지 받아 집권
주변국에 석유 주고 입김 키워

4선 연임에 성공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1999년 집권 이후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반대해왔다. 그는 석유를 판 돈으로 남미의 좌파 성향 국가 지도자들을 휘어잡는 ‘동네 부잣집 형’의 풍모를 나타냈다.

차베스 대통령은 1954년 7월 베네수엘라의 바리나스 주 사바네타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모두 교사였다. 17세 때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한 그는 졸업 이후 직업 군인으로 활동했다. 1992년 중령 시절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정부의 부패와 악화된 경제상황에 불만을 품은 국민에게 응답해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2년 후 사면을 받아 1994년 정계에 입문한 그는 사회주의 개혁과 빈곤층 퇴치를 골자로 한 ‘볼리바리안 혁명’을 내세워 1998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투박한 연설 스타일로 노동자와 빈곤층의 지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집권 이후 석유산업 국유화와 증세를 통한 부의 재분배 등 개혁조치를 실시했다. 또 대통령의 권한을 늘리고 임기를 6년으로 하는 개정 헌법을 국민투표에 부쳐 통과시켰다. 새 헌법 아래 2000년 실시한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자신의 개혁정책을 추진할 토대를 마련했다.

또 반미 성향의 중남미 국가들에 석유를 지원하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2005년 카리브 해 17개국과 ‘페트로카리베’ 조약을 맺었다. 석유를 공급한 뒤 대금을 장기간에 걸쳐 낮은 이자로 받도록 한 것도 이 조약에 따른 것이다.

차베스 대통령의 저소득층에 대한 무상복지 주거지원 미혼모 양육비 지원 등의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베네수엘라의 빈곤율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1999년 50%였던 빈곤율이 32%까지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에 저소득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아 2006년 대선에서 3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부패와 치안 불안 등 베네수엘라의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 실패했고 정치적 반대파를 파시스트로 몰아붙이는 과격한 행동으로 야권의 공격을 받고 있다. 2009년 헌법 개정으로 대통령 연임 제한 조항을 철폐함으로써 장기 독재집권의 길을 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차베스#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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