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中 미사일탑재차량 北 수출 알고도 유엔에 안 알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3일 0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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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실험 中 영향력 의식…유엔에 문제제기 안해"

중국이 북한에 장거리탄도미사일 운반 차량을 수출한 사실을 한국과 미국, 일본이 확인하고도 유엔에 제재를 요구하지 않는 등 묵인했다고 외신이 13일 보도했다.

이 외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작년 8월 탄도미사일 운반·발사용 대형 특수차량 4대를 북한에 수출을 사실을 일본 정부가 작년 10월 확인했다고 전했다.

외신에 의하면 일본의 제5관구 해상보안본부는 작년 10월 3일 오사카항에 입항한 캄보디아 선적의 화물선 '하모니 위시(HARMONY WISH)'호(1천999t급)에 대한 검문을 실시, 중국 상하이의 수출대리점이 발행한 상세한 수출 목록을 발견했다.

해상보안본부는 이 목록에서 중국군 계열의 군수기업인 우주항공과학공업의 자회사가 작년 5월에 개발, 생산한 대형특수차량 WS51200(전장 21m) 4대가 북한에 수출된 것을 확인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의 정보위성은 이 화물선이 작년 8월 1일 상하이를 출항해 3일후 북한의 남포항에 도착한 사실도 확인했다.

51200형 특수차량은 미사일의 대형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바퀴 12개짜리인 2900형을 개조해 바퀴 16개짜리로 개발한 것으로, 중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 31(사정 약 8000㎞)의 운반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이다.

북한은 4월15일 평양에서 있었던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서 신형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바퀴 16개짜리 대형 차량 8대를 공개했으며, 한미일은 이 가운데 4대가 중국에서 수출한 것과 똑같다고 단정했다.

중국의 수출업체는 우주항공과학공업의 관련 기업으로 보이는 우한 삼강수출입공사였으며 북한의 수입회사는 '림목 종합무역회사'였다.

북한의 수입회사는 일본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무기수출입관련 기업에 대한 극비 파일에 없는 기업으로, 북한이 유엔 제재를 피하기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미국, 일본은 중국의 탄도미사일 탑재 차량수출이 유엔 안보리의 제재결의 1874호에 위반한다는 결론을 냈으며, 미국이 4월 중국에 비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중국도 수출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중국은 '벌목한 대형 목재를 운반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출했다'고 민간용 수출이었음을 강조했다.

이 외신은 일본과 미국, 한국이 이처럼 탄도미사일 탑재 차량이 북한에 수출된 사실을 알고도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에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중국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미국 주도로 공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외신은 미국과 일본, 한국이 중국의 미사일 탑재차량 수출 사실을 유엔 안보리에 제기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안보리 제재 결의의 공문서화를 불렀다고지적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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