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치고받자, 인도 회심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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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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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서 세력다툼 美-中 ‘인도 끌어안기’ 안간힘
선택권 쥔 인도 몸값 높이기

미국이 중국의 항공모함 취항 등 군사적 굴기(굴起)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인도-일본을 잇는 대중(對中) 포위망을 구상하고 있다. 중국 항모에 위협감을 느낀 베트남 등 중국 주변 국가들도 인도에 잇달아 러브 콜을 보내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인도를 중립지대에 남겨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도는 모호한 스탠스를 취하며 아시아지역 군사적 균형의 열쇠를 쥔 자로서의 몸값을 올리려 하고 있다.

○ 미국의 구애, 인도는 ‘글쎄요’

중국 반관영 매체인 중신왕은 15일 인도가 미국의 ‘대중 포위망’에 합류하지 않을 것 같다고 보도했다. 중신왕은 “지난달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만나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양국 합동군사훈련을 벌일 것을 제안했지만 인도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신왕은 “중국과 인도는 다극체제 속의 개발도상국으로 서로 협조할 일이 많다”며 경제, 환경 분야 등을 예로 들었다. 중국은 인도를 붙잡기 위해 작년 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현지를 방문해 200억 달러에 이르는 ‘친디아(차이나+인디아)’ 경제협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중국은 인도를 겨냥한 압박전술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말 인도와 앙숙인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에 해군기지를 건설해 주기로 했다. 중국은 이미 인도를 견제할 수 있는 미얀마, 스리랑카 등에도 군사기지를 건설했거나 건설 중이다.

미국은 인도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군사적 지원도 아낌없이 할 방침이다. 클린턴 장관이 제안한 합동군사훈련도 이 같은 차원에서 나왔다. 미국은 장기적으로 미국-일본-인도를 잇는 대중 방어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의 태평양 전력에 일본, 인도의 군사력을 더하면 중국 해군의 발을 묶어 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인도가 미국의 이런 제안에 선뜻 반응하지 않은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인도로선 미국이나 중국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하기보다 두 세력의 충돌 과정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교적으로 유연한 행보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 베트남의 이인제중(以印制中)

베트남 정부는 이달 초 자국 동남부의 군항인 냐짱에 인도 군함의 주둔을 요청했다. 인도는 이를 승낙하고 베트남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 인도는 초음속 대함 순항 미사일과 단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베트남에 수출하기로 하는 군사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의 ‘데일리뉴스앤드어낼러시스는 15일 “인도는 ‘사고의 독립(independence of thought)’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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