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대는 끝났다?… 美석학 아이켄베리가 말하는 新국제질서

  • Array
  • 입력 2011년 4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자유주의 더 강화… 中도 동참할 것”

국제정치학의 석학인 미국의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석좌교수(사진)는 중국의 부상 등으로 인해 미국 주도의 단극시대가 끝난다 해도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지역에 기반을 둔 특정그룹 중심의 세력권 형성이나 중상주의적 배타주의 등으로 대표되는 ‘베이징(北京) 모델’은 세계를 움직이는 지배이념이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외교안보전문지 포린어페어스 최근호에 실린 ‘자유주의 세계질서의 미래: 미국의 쇠퇴 이후 국제주의’라는 글을 통해 “자유주의 국제질서라는 것이 서방국가나 미국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표방한 국가들의 단순한 집합체는 더더욱 아니다. 이 체제에 편입된 국가들에 정치적 발전과 경제적 번영을 제공해 온 일종의 ‘국제클럽’의 멤버십”이라고 강조했다. 클럽 가입국들은 △자유무역의 기회 △분쟁해결 메커니즘 △집단안전보장 등을 제공받아 왔다는 것.

아이켄베리 교수는 “새로운 질서형성의 주축으로 보이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들 역시 자유주의 국제질서 속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인 차별 없는 호혜적 접근, 지식의 공유, 공정한 게임의 법칙에 따른 자유경쟁을 통해 좀 더 나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국제정치질서에 대해 미국의 쇠퇴보다는 ‘주변국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는 편이 옳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많은 나라들이 국제안보분야에서 미국의 기여를 바라고 있고 경제분야에서 역시 미국과 파트너십을 가지려고 한다”며 “미국지배의 시대는 지났지만 여전히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아이켄베리 교수는 중국의 부상과 관련해 “위안화 평가절상을 거부하면서 현 체제에 ‘무임승차’하려는 중국의 시도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이 신자유주의 국제질서에 적극 동참하면 주변국들 역시 중국을 덜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