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미래의 중국’ 시진핑 모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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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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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MB 출국전 와달라” 하루 당겨 16일방한 요청
‘최측근’ 류우익 中대사 내정자가 4일간 영예수행

시진핑(習近平·55·사진) 중국 국가부주석이 16∼19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청와대가 6일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시 부주석이 당초 1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할 예정이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유엔 기후회의) 참석차 그날 출국하기 때문에 한국 도착 날짜를 하루 앞당겨 달라고 중국측에 제안했고 시 부주석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시 부주석은 2012년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전대)에서 최고지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의 뒤를 이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시 부주석은 2005년 저장(浙江) 성 당서기 시절 한국에 온 적은 있지만 지난해 3월 부주석에 취임한 뒤 방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시 부주석이 한국을 방문하도록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미래 지도자들은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를 강화하며 일찌감치 최고 지도자 경력을 쌓고 있다. 후 주석도 부주석 재직 때인 1998년 4월 한국 정부 초청으로 방한한 적이 있다.

시 부주석은 16일 서울에 도착한 뒤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과 조찬회동을 할 예정이다. 또 국내 주요 인사들과 만나 한국과 중국 간 관계 증진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시 부주석 방한 기간에 류우익 주중대사 내정자에게 ‘영예수행’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영예수행은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사절이 자국을 방문하는 외빈을 밀착 수행하는 의전 방식이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에게 시 부주석의 수행을 맡긴 건 최상의 예우를 하는 것”이라며 “류 내정자로서도 28일 정식 부임하기 전에 시 부주석과 친교를 나눌 기회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류 내정자가 영예수행을 하게 된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뜻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내정자는 당초 내년 초 부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중국 정부의 아그레망이 이례적으로 2주 만에 나오는 등 양국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흐르면서 부임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 부주석은 태자당(太子黨·공산혁명 원로의 자제나 친인척)으로 분류되는 제5세대 정치인으로 공산당 원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 아들이다. 칭화대 화학학부를 졸업한 뒤 중국군사위 판공청에서 잠시 근무하다 허베이(河北) 성 정딩(正定) 현 부서기를 시작으로 20여 년간 지방 근무를 하며 탁월한 경제 정책으로 이름을 높였다. 올해 5월에는 후 주석을 제치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사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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