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 안정 청신호” vs “대공황만큼 심각”

  • 입력 2009년 4월 13일 02시 57분


中 원총리 “지표양호” vs 기업가 6%만 “바닥”

경기 저점 뜨거운 논쟁

미국 경기가 바닥을 치고 중국도 경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두 경제 대국의 경기회복 조짐은 천문학적 경기부양 자금에 의존한 것으로 민간 경제가 자립적인 반전(反轉) 동력을 되찾았다고 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경기 바닥론의 근거는 최근 주식시장이 급등세로 돌아서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영업일이었던 9일 전날 대비 3.14% 급등한 8,083.38로 8,000 선을 넘어서면서 상승세를 5주째 이어 갔다. 다우지수가 5주 연속 상승한 것은 2007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세계 금융위기 진원지였던 미국 금융업계가 1분기(1∼3월)에 예상치를 웃도는 순익을 내놓는 등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도 청신호다. 9일 미국 대형 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웰스파고는 1분기 순이익이 약 30억 달러로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주가가 31.0% 폭등했다. 또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 신청자가 한 주 전에 비해 2만 명 줄었다.

그러나 미국 경제전문가들 중에는 이 같은 지표 호전에 회의적인 사람도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배리 아이켄그린 교수(경제학)는 “현재 미국의 경기침체는 1930년대 대공황 시절만큼 심각하다. 지난 9개월간의 산업생산은 오히려 대공황 때보다 악화돼 있다”며 바닥론을 일축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총리가 직접 나서 “뚜렷한 경제 회복세”를 선언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을 방문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1일 태국에 거주하는 화교들과 만나 “1분기 경제지표가 기대보다 좋다”며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양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런민(人民)일보가 최근 중국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상반기에 저점을 찍을 것이라는 응답은 5.8%에 불과했다.

중국 정부는 이르면 15일 민생과 소비확대에 초점을 맞춘 추가 경기부양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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