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쇼크’ 후폭풍]월가 위기, 전세계 실물경제로 번지나

  • 입력 2008년 9월 17일 02시 55분


美 소비둔화-실업증가로 경기침체 갈수록 심화

아시아 시장에 영향 커… 한국 수출타격 불가피

‘월가(街)의 위기’는 금융시장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전 세계 실물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위기가 실물 부문으로 전이될 경우 경제에 대한 충격은 걷잡을 수 없어진다.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중산층과 저소득층에 1070억 달러의 세금을 환급해 줬으나 기대했던 소비 증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자 기사에서 “지난달에 신학기 쇼핑 시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매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는 국가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보도했다.

실업률 문제도 미국의 실물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당장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월가에 해고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리먼브러더스에서 근무하던 2만여 명의 직원뿐 아니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팔리는 메릴린치 역시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하다.

실물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야는 수출이다. 물론 일부 수출업체들은 환율 급등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미국 경기가 위축되면 장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미국 경제는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도 긴밀한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들 나라로의 수출도 둔화될 우려가 있다.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한숨은 돌렸지만 물가는 여전히 골칫거리다.

한국은행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5.3%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물가상승은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와 내수 위축, 경기 둔화의 악순환을 유발한다. 특히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직후인 16일 달러당 원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입물가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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