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살아있다]모우리 가즈코 와세다대 정경학술원 교수

  • 입력 2008년 3월 3일 19시 44분


지식인 20 명에 듣는다-- 동아시아 근현대사의 10 대 사건은? (16)

모우리 가즈코(毛里和子) 와세다대(早稲田大) 정경학술원 교수

■ 신중국의 의의, 아직까지도 확정되지 않은 채로

동아시아의 근대는 ‘서양의 충격’으로 시작된다. 아편 전쟁으로 인한 청왕조의 쇠퇴와 근대 중국으로의 고난의 길이 시작되었으며, 일본은 개국과 대정봉환(大政奉還)으로 대응했다. 메이지 유신은 이러한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근대화의 선두에 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동아시아에서의 일본의 야망을 펼치고자 한 것인지를, 다시 연구해 볼 점이 많다.

청일 전쟁을 계기로, 동아시아의 국제 질서는 일본에 의한 중화 제국의 재편성으로 크게 바뀌었다. 리훙장(李鴻章)의 외교가 대만을 할양한 것은 중일 전쟁을 향한 복선이 되었고, 오늘날 까지 이어지는 ‘분단 중국’의 근원이 되었다. 청일 전쟁은 이 점에서 특히 현대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1905년 제2차 한일 협약과, 1910년의‘한국 병합에 관한 조약’으로 대한제국은 소멸하고,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창씨개명’이 상징하는 것처럼 군사적, 경제적, 문화적으로도 특이한 식민지라고 볼 수 있다. 근대 일본에서의 조선인에 대한 멸시와 조선에 대한 지배는 왜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구조와 내용이었는지를 해명할 필요가 있다.

1931년 관동군에 의한 만주 사변으로 시작해, 일본은 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을 거쳐 중국과 전면 전쟁에 들어간다. 일본의 화북(華北) 침략은 중국을 항일 내셔널리즘 일색으로 뭉치게 했고 결국, 일본은 방대한 사람과 자원을 소모해 참패했다. 이 전쟁과 그에 대한 평가로 일본과 중국은 지금까지도 역사 인식을 둘러싸고 뿌리 깊은 대립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군사 작전이 수렁에 빠진 일본은 미국과 영국을 상대로 개전을 하였고, 전쟁 자원 획득을 위해 동남아시아로의 침공도 감행했다. 미영군의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1942년 중반부터 전황은 악화일로를 달렸지만, 일본의 지도부는 ‘옥쇄(玉碎 명예롭게 죽음을 선택함)’을 선택했다. 전쟁 돌입은 합리성이 있었는지, 어디서 멈추어야 했는지, 최종 책임은 누가 져야하는지는, 확실히 해야 할 과제라 하겠다.

유럽에서의 냉전시대의 시작으로, 동아시아에서는 중화인민 공화국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태어났다. 1950년 발발한 조선 전쟁(한국 전쟁)과 중국의 참전이 동아시아의 분단 구조를 결정지었으며, 이 상황은 1972년 미국과 중국이 접근해서 일중 국교가 정상화되기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사회주의는 중국에 도대체 무엇을 남겼는가. 마오쩌둥(毛澤東)의 옳고 그른 ‘유산’에 대해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인민 중국 성립의 의의는 아직 확정지을 수 없다.

패전 후, 일본은 점령군에 의해 민주화가 진행되었고 평화 헌법도 시행되었다. 그러나 ‘이식’된 면만을 보아서는 안 된다. 전쟁 전부터 있었던 다이쇼(大正) 데모크라시와 같은 기초가 ‘이식 민주주의’를 뿌리 내리게 한 것이고, 중일 전쟁과, 태평양 전쟁의 참상은 일본 국민에게 평화주의를 가져다주었다. 민주주의와 평화, 경제 성장은 전쟁 기간에 대한 일본식의 자기 부정과 자기비판이다. 그리고 이는 전후 동아시아의 발전 모델이 되었고, 큰 자산이 된 시실은 부정할 수 없다.

분단된 조선반도(한반도) 남부에서는 군사 정권을 거쳐 민주주의로의 이행이 시작되었다. 배경에는 중간 계층의 출현과 군사 독재를 용인하지 않는 국제 환경이 있었다. 민주제도가 정착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국의 민주화는 대만의 민주화와 함께 동아시아의 정치 체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은 대약진 운동과 문화 대혁명으로 크게 세계에서 뒤쳐졌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사라지고 장칭(江靑)등의 [4인조]가 실각한 후,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 의 등장과 함께 경제 발전으로 향한다. ‘4 개의 근대화’와 ‘GDP 4 배 증가’ 계획이다. 경제의 탈사회주의화와 외자와 기술을 도입하는 개방 정책을 시행했다. 특히, 1992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지시한 시장화의 가속으로 중국 경제는 경이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것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대국 중국’이 세계의 질서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 지가, 앞으로의 세계의 중대한 관심사이다.

인터뷰:후쿠다 히로키(福田宏樹)

[약력]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정치와 국제 관계를 연구. 문부 과학성 ‘21 세기 COE 현대 아시아학의 창생’리더이다. 저서에는 『신판 현대 중국 정치』、『일중 관계』등이 있다.

[리스트]

① 아편 전쟁

② 메이지 유신

③ 청일 전쟁•대만 할양

④ 일본의 한국 병합

⑤ 만주 사변으로부터 중일 15년 전쟁

⑥ 태평양 전쟁과 일본의 패배

⑦ 중화인민 공화국의 성립과 아시아의 냉전

⑧ 일본의 민주화와 고도 성장

⑨ 한국 민주화 운동

⑩ 중국의 ‘4 개의 근대화’

(*시대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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