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하나로 대박 터뜨린 빌 클린턴…1000만 달러 챙겨

  • 입력 2007년 6월 15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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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2000년 백악관을 떠날 때 이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100만 달러의 빚 밖에 없었다. 각종 스캔들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들어간 법률 자문료와 소송비용 때문이었다.

7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시티은행 예금과 신탁통장에는 각각 500여만 달러가 저축돼 있다. 각종 신탁재산과 스톡옵션, 영국 런던의 보석상 투자 등까지 모두 합치면 최대 50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결은 무엇일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입'이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과 AP통신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해 강연료로만 102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한 회당 7만5000달러에서 최대 45만 달러를 받고 60여 차례 강연을 했다. 이는 전날 공개된 미 국회의원들의 재산 신고서 내역에서 밝혀진 것.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해 호주와 아프리카, 유럽 등 해외에서 주로 강연 활동을 했다. 스타 정치인인 그의 연설 실력은 "원고 없이도 몇 시간동안 대중연설을 이어갈 수 있는 대가"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잘 알려져 있다. 클린턴 재단을 설립해 에이즈(AIDS) 퇴치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선 왕성한 활동도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해 그의 강연료 수입은 2005년의 750만 달러에 비해 33% 늘어났다. 이런 상승세를 타고 퇴임 후 각종 연설과 강연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4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정치인이 강연료로 거액의 수입을 올리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지난해 각종 강연으로 1140만 달러나 벌었고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도 대학에서 강연해 39만5000달러를 벌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은 1회당 강연료가 이들보다 훨씬 비싸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강연료의 상당 부분이 대선주자인 아내 클린턴 의원을 지지하는 대기업들에게서 나오는 것도 특징. 지난해 시티그룹은 2번의 강연 대가로 30만 달러를 지급했다. 이 회사의 직원들이 올해 1~3월 클린턴 캠프에 낸 후원금만 10만1000달러에 이른다. 시스코시스템스도 지난해 두 번의 강연 요청을 해 30만 달러를, 리먼 브러더스는 1회에 15만 달러를 줬다. IBM과 GM 등도 그를 초청한 기업들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제이 칼슨 씨는 고액의 강연료에 대해 "그는 자신이 받은 강연료의 일부를 자선후원금으로 낸다"며 "또 그가 연사로 초청되는 후원회는 다른 곳보다 대성황을 이루고 모급되는 금액도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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