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외부 행성에서 물 성분 발견

  • 입력 2007년 4월 11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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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외부 행성에서 처음 물 성분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 주 로웰천문대의 트래비스 바먼 박사는 지구에서 150만 광년(1광년은 초당 30만km 가는 빛이 1년간 간 거리) 떨어진 페가수스 자리의 거대한 가스 행성 HD209458b 대기에서 수증기를 발견했다고 10일 주장했다. 이 가스 행성은

태양계 행성 중 지구 외에 화성의 극지방에서 얼음이 발견된 적이 있지만 태양계 외부 행성에서 물 성분이 포착된 것은 처음이다.

페가수스 자리의 한 별을 돌고 있는 HD209458b는 1999년 태양계 외부의 정상적인 별 주변에서는 처음으로 직접 관측된 행성. 이 행성은 목성처럼 가스로 이루어졌지만 별과의 거리가 수성과 태양의 거리보다 가까워 표면온도가 섭씨 110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뜨거운 목성'으로 불린다. '뜨거운 목성'에서는 초당 1만t의 물질이 기체상태로 방출된다.

바먼 박사는 "물 분자가 완전히 원자로 쪼개지려면 더 뜨거운 열이 필요하다"며 "물은 아주 넓은 범위의 온도에서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행성에 수분이 있다면 '뜨거운 목성'류의 다른 행성에도 모두 수분이 있다는 추정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바먼 박사는 "목성 류의 가스행성은 지구 류의 암석행성과는 달리 생명체가 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며 "가스행성에 수증기가 있다는 것만으로 외계 생물의 존재를 상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지구에서 150만 광년 떨어진 먼 행성의 대기 속에 있는 수분의 발견이 가능한 것은 이 행성이 지구에서 볼 때 사흘 반 만에 한번씩 자신의 별 앞쪽을 지나가는 '통과 행성(transiting planet)'이기 때문이다.

분광기로 바라보면 이 행성이 별 앞쪽을 지나갈 때 별빛의 가시광선 스펙트럼 부분에서 보다 적외선 스펙트럼 부분에서 약간 더 크게 보인다. 이는 대기 중에 수증기가 있다는 증거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지원을 받는 민간 연구기구인 로웰천문대측은 바먼 박사의 주장을 담은 논문이 곧 발행될 미국 '천체물리학 저널'에 실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지난 2월 발표된 다른 과학자들의 보고서에서는 HD209458b에서 수증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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