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사령관 "한국군 병력감축·복무기간 단축 우려"

  • 입력 2007년 3월 8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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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웰 벨 주한미국 사령관은 한국 정부의 군 병력 축소구상이 군사력 약화를 부를 수 있다며 북한의 위협을 감안한 조심스런 접근을 주문했다.

벨 사령관은 7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면서 사전에 서면으로 준비한 모두발언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벨 사령관은 모두발언에서 한국의 현역 및 예비역 병력이 370만 명이지만 향후 13년간 병력을 46% 감축해 200만 명 선으로 유지한다는 참여정부의 정책을 설명한 뒤 "북한군이 비슷한 감축을 하지 않을 경우 이러한 대규모 병력 감축은 조심스럽게 고려하기 바란다"고 권고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현역사병의 군복무기간을 24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함으로써 "병력충원 문제를 초래하고 군의 내실을 해치거나 '작은 군대'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벨 사령관은 그러나 한국군이 현대적인 전투지휘능력을 갖췄으며 한국 지상군과 미국의 해·공군력을 결합하면 북한군 보다 훨씬 더 강하다는 분석도 동시에 내놓았다.

그는 이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군사비에 투입하는 북한의 선군정치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지원이 중단되는 바람에 전투력이 떨어졌다"며 "현 상태라면 북한군이 한국을 (재래식 무기로) 공격할 능력을 유지할 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벨 사령관은 2·13 합의로 진전국면에 접어든 6자회담을 통해 북한 핵 폐기를 이루지 못할 경우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능력과 고농축우라늄(HEU) 핵무기 개발능력을 고려할 때 '2009년 말이면 북한이 우라늄 핵무기 보유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비밀 우라늄 핵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한 2002년 이후 공개적으로 북한의 HEU 핵개발 능력 및 진행속도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지프 디트라니 국가정보국(DNI) 북한담당관은 지난달 말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의 HEU 장비 도입을 확신하지만 현재의 우라늄 핵 활동은 중간 확신(mid-confidence) 수준"이라며 조심스런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벨 사령관은 2·13 베이징 합의를 평가해 달라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은 핵협상을 악용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의도를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6자회담에서 항구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추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19961061|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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