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정권 무너지면 재앙…인내와 봉쇄가 해결책”

  • 입력 2007년 1월 29일 02시 58분


코멘트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는 25일 북핵을 주제로 전문가 7인 토론회가 열렸으나 해법에는 큰 의견 차를 보였다.

싱가포르 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의 키쇼르 마부바니 학장은 “불행하게도 미국의 대북 정책은 정권 교체(regime change)와 정책 변경(policy change) 사이에서 왔다 갔다를 반복해 왔다”며 “일관성 없이는 해결책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부바니 학장은 정권 교체든 정책 변경이든 일관성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군사과학원 아시아·태평양판공실의 야오윈주(姚雲祝) 상교(준장급)는 북한 핵무장의 위협을 인식하고 있지만 군사 행동이나 가혹한 경제제재 등에는 반대했다.

그는 “중국인은 변화는 외부가 아닌 내부로부터 발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의 알리손 발리에스 소장은 “북한 정권이 무너지면 북한 주민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며 “혼란 속에 사는 것보다 악마와 같이 사는 것이 낫다. 인내와 봉쇄가 나쁜 해결책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분명하고 의미 있으며 신뢰할 만한 ‘당근’을 제시하는 걸 보지 못했다”며 “미국이 빌 클린턴 행정부 시대의 온건한 접근법으로 돌아가 북한에 단계별 유인책이 들어 있는 명확한 실천안을 제시하는 것이 진정한 당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 총리실의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국가안전보장담당 총리보좌관은 “우리는 지금까지 북한에 많은 당근을 제공했지만 그 당근들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만드는 데 쓰였다”며 온건한 접근법이 효력을 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고이케 보좌관은 “지금도 약 2000만 북한 주민이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지난해 내려진 유엔 제재를 해제하면 북한 주민이 고통받는 기간만 늘어나고 북한 정권에 더 많은 무기를 만들 시간만 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소재 카네기 국제평화재단(CEIP)의 중국 담당 책임자 페이민신 씨도 “우리는 식량과 연료를 포함한 많은 당근을 제공했지만 북한의 행동 개선은 없었다”는 의견을 냈다.

다보스=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