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에이, 380” …에어버스 A380 제작결함

  • 입력 2006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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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80 (로이터)
A380 (로이터)
일류 호텔 같은 내부 모습
일류 호텔 같은 내부 모습
일류 호텔 같은 내부 모습
일류 호텔 같은 내부 모습
일류 호텔 같은 내부 모습
일류 호텔 같은 내부 모습
‘인간의 도전이 이룩한 최고의 업적.’(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세계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확인했다.’(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지난해 1월 18일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서 열린 에어버스 A380 출고식. 유럽 정상들은 신바람이 났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정상들은 ‘유럽의 승리’라며 초대형 신모델 여객기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1년이 흐른 지금 A380은 ‘유럽의 실패’로 전락해 버렸다.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항공사들에 약속한 인도 시점보다 2년이나 연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

A380을 주문한 각국 항공사들은 ‘주문 취소’ 경고까지 내놓으면서 에어버스사에 인도 지연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권의 추산에 따르면 보상금이 48억 유로(약 5조7000억 원)에 이른다. 이로 인한 부도 위기설까지 나돌고 있다. 2003년에 시장 점유율에서 마침내 보잉을 제쳤다며 환호를 지르던 에어버스는 순식간에 바닥까지 추락했다.

직접적인 문제는 올 6월에 발생했다. A380에 들어가는 500km에 이르는 전선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독일이 제조한 동체의 뒷부분을 프랑스에서 만든 중간 부분과 조립하려 했으나 전선이 서로 맞물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전선 작업을 전면적으로 다시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에어버스가 헤매는 동안 보잉은 중형 여객기 ‘드림라이너’를 시장에 선보이며 대약진을 이뤘다. 올해 보잉의 여객기 수주 규모는 723대로 에어버스(226대)의 3배를 넘는다. 에어버스는 뒤늦게 드림라이너에 대항하기 위한 A350 개발 계획을 세웠지만 재정적, 인적 자원을 모두 A380에 투자하는 바람에 착수도 못한 상태다.

회사가 흔들리면서 올해 들어 에어버스의 최고경영자(CEO)가 두 명이나 물러났다. 1997년에 CEO가 된 뒤 A380 개발을 주도한 노엘 포자르 씨는 7월에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어 CEO에 오른 크리스티앙 스트레프 씨도 3개월 만에 도중하차했다.

최근 에어버스는 모기업인 유럽항공우주산업(EADS)의 공동 CEO이자 역시 에어버스의 공동 CEO이던 루이 갈루아 씨의 독자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시장은 갈루아 씨의 과감한 구조조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해 당사국들의 입김이 벌써부터 작용하고 있어 구조조정이 얼마나 내실 있게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12일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독일 정상회담에서 시라크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에어버스의 구조조정은 프랑스와 독일 양측에서 공평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만 일방적인 피해를 볼 수 없다는 얘기였다.

에어버스가 정상화되기 위해선 유럽 전역에 있는 17개 공장 가운데 7개가량을 내다팔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당연히 노조의 반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A380이 뿌린 ‘불행의 씨앗’이 어디까지 커질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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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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