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공자의 모습은 어느것?

  • 입력 2006년 9월 2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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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어언대학에 서 있는 당초의 공자상(왼쪽). 당나라 때 오도자가 그린 행교상을 그대로 본떠 만든 것으로 머리 위 앞부분이 움푹 파인 게 선명하다. 새로 만든 표준상(오른쪽)은 오도자가 그린 행교상에 비해 자상하고 온화하며 산둥 성 사람들의 외모가 더욱 두드러진 게 특징이다. 당초 앞머리의 움푹 파였던 부분도 보통 사람처럼 바뀌었다.
베이징어언대학에 서 있는 당초의 공자상(왼쪽). 당나라 때 오도자가 그린 행교상을 그대로 본떠 만든 것으로 머리 위 앞부분이 움푹 파인 게 선명하다. 새로 만든 표준상(오른쪽)은 오도자가 그린 행교상에 비해 자상하고 온화하며 산둥 성 사람들의 외모가 더욱 두드러진 게 특징이다. 당초 앞머리의 움푹 파였던 부분도 보통 사람처럼 바뀌었다.
공자 탄생 2557주년 기념일(28일)을 앞두고 중국에서 ‘공자 표준상(像)’ 제정에 따른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공자기금회는 23일 공자의 고향인 산둥(山東) 성 취푸(曲阜) 시에서 공자 표준상을 정식 공개했다. 도안자인 산둥공예미술학원 후시자(胡希佳) 교수는 “표준상은 공자의 풍모와 기질을 표현하고 공자의 중심 사상인 ‘인(仁)’과 ‘예(禮)’가 체현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표준상은 종전과는 달리 콧구멍이 넓어지고 입이 커졌으며, 눈썹이 짙어지고 수염이 길어졌다. 전체적으로 산둥 사람들의 외모 특색이 두드러진다. 또 온화하고 자상함이 저절로 묻어나도록 했다.

장수화(張樹화) 기금회 비서장은 “당(唐)나라 때 오도자(吳道子)가 그린 행교상(行敎像·공자가 제자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기초로 역대 공자 상 중 우수한 것만 담아 만들었다”며 “앞으로 공자 상을 통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론자들도 적지 않다. 일부 학자는 표준화는 일종의 ‘문화 폭력’이라고 극언하며 상업적 목적을 의심한다. 왕뎬칭(王殿卿) 국제유학(儒學)연합회 이사는 “이미 검증된 오도자의 공자 상을 왜 멋대로 바꾸려 하느냐”며 기금회 측을 강력 비난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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