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주의적 개혁 앞세운 우파 야당연합 스웨덴총선 승리

  • 입력 2006년 9월 18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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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실시된 스웨덴 총선에서 시장주의적 개혁을 내세운 우파 야당연합이 승리했다.

스웨덴 유권자들이 '분배'에 앞서 '성장'을 선택한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스웨덴의 사회주의적 전통에 수정이 가해질 전망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던 스웨덴식 복지 모델에도 작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18일 오전 현재 99.7%를 개표한 결과 보수당, 자유당, 중도당, 기민당의 우파연합은 48.1%의 지지율을 얻어 46.2%를 얻은 집권 중도좌파연합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드릭 라인펠트(41) 당수의 보수당은 1928년 이후 가장 높은 26.1%의 지지를 얻은 반면 예란 페르손(57) 총리가 지휘한 사민당은 역대 최저인 36.3%에 그쳤다.

라인펠트 당수는 승리가 확정된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선거는 역사적 사건이다. 내일 우리는 새로운 스웨덴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르손 총리는 패배를 시인하고 이른 시일 내에 내각을 해산하겠다고 밝혔다.

페르손 총리가 이끄는 사민당은 1932년 이후 74년 중 65년 동안 집권하면서 스웨덴식 복지 모델을 수립했다. 페르손 총리는 지난 12년간 집권하면서 유럽연합(EU) 내에서 장 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에 이어 두 번째 장수를 누려왔다.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스웨덴의 좌파가 정권을 내준 것은 높은 실업률과 정부의 무능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야당 연합은 감세와 민영화 등 효율을 앞세운 시장경제적인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야당연합은 또 실업률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제기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웨덴의 공식 실업률은 5%대지만 집계되지 않는 실업률을 감안할 때 실질 실업률은 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손 정부는 또 공공부문 일자리를 크게 늘려 정부를 방만하게 운영했고 지나친 규제와 무거운 세금부담으로 민간 경제 활동을 위축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이번 총선 결과는 위기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미리 '경고 사인'에 본능적으로 반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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