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는 화평 추구”…후진타오, ‘세계조화’ 재강조

  • 입력 200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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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세계(화해세계·和諧世界) 건설’이 중국 제4세대 지도부의 신외교 전략으로 확고히 뿌리내릴 전망이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21일부터 사흘간 열린 중앙외사(外事)공작회의에서 “중국 당대의 주제는 화평과 발전”이라며 “조화로운 세계 건설은 우리 시대의 필연적 요구이자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조화로운 세계’ 이념은 서로 다른 문명과 다양한 발전경로를 상호 인정하면서 경쟁과 공존이 함께하는 국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전쟁 등 중국의 고속성장을 가로막는 국제적인 환경이 조성되지 않기를 바라는 중국 정부의 속뜻도 담겨 있다.

신화(新華)통신 등 중국 언론은 이날 후 주석의 외교 강화(講話)를 머리기사로 크게 보도하면서 “조화세계의 새로운 외교이념은 중국 외교의 전통을 계승하고 중국의 변화된 위상을 결합한 중대한 창조적 이론”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통신은 또 “이는 후 주석을 정점으로 한 제4세대 지도부 외교정책의 총 결산이자 국제관계 업무를 처리하는 새로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외사공작회의에는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원자바오(溫家寶) 국무원 총리를 비롯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9명이 빠짐없이 배석했다. 또 당·정·군과 성, 직할시, 자치구의 주요 간부들도 모두 참석해 후 주석의 연설을 경청해 회의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했다.

중국 지도부가 이 시점에서 ‘조화세계론’을 강조한 것은 미국의 패권을 인정하면서도 미국이 신자유주의를 내세워 세계질서를 좌우하는 것에 제동을 걸고 나아가 조화이념을 앞세워 국제사회에서 이니셔티브를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후 주석은 “외사 업무는 당과 국가의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며 중국 외교의 키워드를 조화세계 건설, 화평발전 견지, 상호 이익을 위한 외교, 국내 문제와의 유기적 결합, 인본주의 추구 등 5가지로 정리했다.

후 주석이 ‘조화세계론’을 처음 제기한 것은 지난해 4월 열린 아시아아프리카회의에서다. 2003년 12월 원 총리가 미국을 방문하면서 제시한 ‘화평굴기론’이 화평은 도외시한 채 굴기(굴起·우뚝 섬)만 강조되면서 서방으로부터 되레 패권추구라는 비난을 받자 조화세계론으로 바꾼 것. 이후 조화세계론은 후 주석이 지난해 9월 유엔연설에서 의미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중국의 새로운 외교이념으로 자리를 굳혔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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