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슨, 위기의 美경제 부탁해” 실세 재무장관으로 발탁

  • 입력 2006년 6월 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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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라는 미국 최고의 금융실력자에서 재무장관으로의 변신을 선택한 헨리 폴슨(60·사진). 그는 누구이며,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까.

미 언론은 지난달 30일 폴슨 CEO의 워싱턴행을 실세 재무장관의 탄생으로 해석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전임 재무장관들이 ‘감세정책의 홍보맨’ 역할에 그쳤던 것과는 다를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31일자에서 그가 처음에 백악관의 장관직 제안을 거절하자 부시 대통령이 직접 나서 4월 말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워싱턴 방문 때 그를 오찬에 초대했을 뿐 아니라 2주 전에는 점심을 따로 하며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그에게 국무장관 국방장관에 버금가는 위상을 대통령이 보장했다”고 썼다. 특히 백악관 경제자문회의를 때때로 재무부에서 열고, 필요할 경우 딕 체니 부통령까지 참석하도록 보장했다는 것이다.

폴슨 내정자는 닉슨 행정부 시절인 1970∼73년 국방부와 백악관에 근무하면서 체니 부통령과 교분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와 산업계는 이날 폴슨 내정자에게 일자리는 늘었지만 위기 징후가 엿보이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관리를 기대했다. 부시 대통령은 30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신임 재무장관을 지명하면서 “미국의 교역 파트너들이 시장에 입각한 환율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폴슨 내정자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환율 개입 문제 해결에 기대감을 표시한 것이다.

백악관은 시장의 신뢰를 받는 실세 재무장관을 통한 대국민, 대시장 설득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공화당 행정부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부시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고, 자산이득세 축소로 수천만 주식투자자가 이득을 봤다”는 논리를 앞세워 ‘경제이슈 선거’를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폴슨 재무부가 큰 정책변화를 만들어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우선 부시 대통령의 간판정책인 감세정책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무역적자 개선을 위해선 미국제품의 수출경쟁력을 높여 줄 ‘약한 달러’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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