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 韓流타고 동남아로…동남아 한국학학회 창립

  • 입력 2005년 10월 3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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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 28일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열린 한-호주연구소(KAREC) 제3차 국제심포지엄의 폐막 행사에서 베트남국립대 호찌민 인문사회대 학생들이 최근 한국에서 유행한 ‘올챙이 송’의 앙증맞은 율동에 맞춰 한국어 노래 솜씨를 뽐내고 있다. 호찌민=권재현 기자
지난달 27, 28일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열린 한-호주연구소(KAREC) 제3차 국제심포지엄의 폐막 행사에서 베트남국립대 호찌민 인문사회대 학생들이 최근 한국에서 유행한 ‘올챙이 송’의 앙증맞은 율동에 맞춰 한국어 노래 솜씨를 뽐내고 있다. 호찌민=권재현 기자
동남아 일대를 휩쓴 한류(韓流)를 타고 한국학이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27, 28일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열린 한-호주 연구소(KAREC·소장 서중석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의 제3차 한국학 국제심포지엄에서 동남아한국학학회(KSASA)가 창설됐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4개국 최고 국립대의 부총장과 한국학 전공 교수들을 회원으로 하는 이 학회는 미국과 유럽, 호주에 이어 4번째로 해외에 설립된 한국학회다. KSASA의 출범으로 동남아 지역의 한국학은 독자적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동남아 일대의 한류 열기와 한국학에 대한 새로운 수요는 KSASA의 창립기념 심포지엄을 겸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도 확인됐다.

동남아 지역 한류의 1번지인 베트남의 경우 올해 들어 2개 대에 한국어와 한국학 전공이 설치돼 총 8개 대로 늘어났다. 수도인 하노이와 호찌민의 2개 대로 나뉜 베트남국립대 동양학부에서 한국학을 전공으로 하는 학생은 각각 200명을 넘어 일본학 전공 학생을 앞질렀다. 베트남국립대는 이번 학기부터 서울대와 공동 개발한 3종류의 교재를 교과서로 채택했다.

태국은 17개 대에 한국어강좌가 설치돼 있으며 한국어 및 한국학을 전공 강좌로 채택한 대학은 2003년 이후 2개 대가 추가돼 4개 대로 늘어났다. 태국 왕실대학으로 최고 대학인 출라롱코른대도 내년 한국학을 전공 강좌로 채택하고 한국학센터 개설 계획을 발표했다.

태국의 대학에서 한국학 관련 강의를 듣는 학생은 2000년 전까지는 연간 200명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800여 명으로 늘었다. 한국학 전공 학생도 22명에서 301명으로 급증했다. 이런 경향은 한국 문학 번역 숫자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타사니 탄타와니트 부라파대 한국학센터 소장은 태국에서 번역된 한국 문학 작품 48권을 분석한 결과 1954∼2001년 5권에 불과했으나 2002년 이후 43권으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반면 이슬람 문화권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한류의 열기에 비해 한국학 보급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다. 말레이시아 최고 국립대인 말라야대는 1996년부터 동아시아학부 학사 과정에 한국학 전공을 설치했으나 매년 10명 미만의 학생만 지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대는 1986년부터 한국어 강의를 시작했으나 지원 학생은 30명 미만이고, 3년의 한국학 과정 지원자도 5명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서 소장은 “경제 투자 협력이라는 경제적 요소와 한류와 같은 문화적 요소가 양 바퀴 역할을 해 동남아에서 한국학이 확산되고 있다”며 “교수 요원 파견, 장학금 지원, 교환학생제도 확대 등을 통해 동남아 엘리트층에 지한파를 더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KSASA의 초대 사무국은 1년간 베트남대 호찌민 인문사회대에 두게 된다.

호찌민=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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