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즈먼 연구원 “이라크 치안은 이라크인이 맡아야”

  • 입력 2004년 12월 6일 18시 17분


코멘트
‘이라크 문제는 결국 이라크인의 손으로 풀어야 한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동전문가인 앤서니 코즈먼 선임연구원은 ‘이라크군과 경찰의 역할’이란 최근 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하면서 현재 이라크 자체 치안능력은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내용 요약.

내년 1월 이라크 총선을 무난히 치르려면 치안유지는 필수. 그러나 대부분의 이라크 국민은 미군을 ‘해방군’이 아닌 ‘점령군’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이라크인 스스로 치안능력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종전 후 1년 동안 이라크의 자체 치안능력을 키우지 않았다. 이라크가 독자적인 무력을 보유하는 것보다 미국에 의존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라크 자체 치안능력 확보를 위해 편성한 18억 달러의 예산도 아직 집행하지 않았다.

미국은 수니파의 저항이 거세진 5월 이후에야 부랴부랴 이라크 자체 치안능력을 양성하기 시작했으나 이미 늦었다는 지적이다. 이라크는 빨라야 내년 4월에야 자체 치안능력을 가질 것으로 보여 그때까지 ‘책임과 고통’은 고스란히 미군의 몫이다.

11월 말 현재 이라크 병력은 경찰을 포함해 총 16만4740명. 군 병력은 6만2740명으로 당초 9월까지 양성하기로 한 7만7000명보다 1만4000여명이 부족하다. 이 밖에 당초 9월까지 경찰 13만5000명, 국경수비대 3만2000명을 양성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실제 규모는 경찰 8만5000명, 국경수비대는 1만7000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훈련도 엉성하고 무장도 열악하다. 전체의 55%만이 무기를 갖췄으나 그것도 중무장이 아닌 경무장. 공군과 해안방위군은 이름만 ‘군인’이다. 차량은 50%, 통신장비는 28%, 방탄복은 46%만 지급된 상태다.

또 이라크 병력의 25∼33%는 늘 비어 있다. 집안일을 돌본다며 근무지를 이탈하기 때문. 무단탈영도 적지 않고 이름만 걸어 놓고 월급을 챙기는 경우도 많다.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라크 경찰 급여 대장에는 11만8000명이 올라있으나 3만3000명은 일도 하지 않으면서 예산을 축내고 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