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경영인 '필수코스' MBA 열기 시들

  • 입력 2004년 5월 24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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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경영인이 되기 위한 '필수코스'로 인식되고 있는 미국의 경영학 석사(MBA) 과정의 성장세가 최근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MBA 과정 지원자는 지난해에 비해 15~25%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대학의 재정측면에서 정규 MBA에 비해 훨씬 '수익률'이 높았던 회사 간부 상대의 E-MBA(Executive MBA)는 더욱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E-MBA 지원자가 급감한 것은 회사 부담으로 교육을 받은 간부사원들이 MBA교육을 마친 뒤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거나 아니면 자기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회사에 손해가 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기업들이 이 과정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있기 때문.

규모가 큰 기업들의 경우 아예 사내 대학을 개설하고 있는 점도 MBA 시장 축소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현재 미국에 이 같은 사내대학을 개설한 기업이 1600개가 넘는다. 또 저렴한 비용으로 경영학을 가르치는 온라인 MBA 과정도 기존 MBA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MBA 과정의 유용성에 대한 반론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 이를테면 MBA를 마친 뒤 '몸값'이 뛰었다는 주장도 통상 MBA를 마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몇 살 더 나이가 많은 점을 감안해야 하는 등 꼼꼼히 따져봐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이다.

일부 MBA 비판론자들은 여기에 워렌 버핏, 빌 게이츠, 마이클 델, 잭 웰치 등 미국에서 존경받는 경영인이나 투자자들의 경우 MBA 과정을 마치지 않은 점을 들어 MBA 과정의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MBA 옹호론자들은 1960년대만 해도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나 창업자 중 MBA 학위 소지자는 10%에 불과했으나 1990년대에는 60%로 급증한 점을 들어 반론을 펴기도 한다.

어찌됐던 MBA과정이 '기본'으로 돌아가서 기업에서 좀 더 현장 경험이 많은 간부들이 강의를 맡도록 해야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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