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 키우겠다" 러시아교수서 교사로 변신 포노마레브씨

입력 2003-12-29 18:33수정 2009-09-28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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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포항제철고 수학실에서 학생들에게 수학을 지도하고 있는 니콜라에비치 포노마레브. -포항=이권효기자
“과학영재를 어릴 때부터 체계적으로 키우는 것도 ‘수학적인’ 발상이죠.”

러시아의 명문 국립 노보시비리스크공대 수학교수에서 15일 포항제철고 수학교사로 변신한 콘스탄틴 니콜라에비치 포노마레브(45)는 “훌륭한 과학자나 수학자는 국가를 떠나 인류의 재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러시아 수학전문학교에서 수학 영재교육을 받은 포노마레브씨는 83년부터 노보시비르스크공대 교수로 일했다. 수학 분야에서 국제적인 논문 40여편을 발표한 그는 러시아 과학영재교육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해 왔다.

“한국의 청소년들과 함께 공부하며 영재를 키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한국의 수학교육을 잠깐 살펴보니 고교의 수준은 높은 편이지만 공부 자체가 좀 단순한 듯한 느낌도 듭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의 자립형 사립고 시범학교인 포항제철고(교장 장정충·張正忠)는 수학을 통한 과학영재교육을 위해 지난 1년 동안 헝가리와 러시아 학자들을 대상으로 스카우트 작업을 벌였다. 포항공대 수학과 교수들은 학교측의 요청을 받고 미국 샌디에이고대 수학자의 추천을 거쳐 그를 선정했다.

포노마레브씨는 겨울방학부터 포항제철교육재단의 초중고교생 가운데 수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을 중심으로 영재교육을 하게 된다. 문제풀이식 수학 공부가 아닌 ‘수학을 통해 세상을 보고 상상력을 키우는 학습’이 목표다.

“수학을 통해 자연과학의 기초를 다지고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를 키우기 위해서는 사고력이 풍부해질 수 있도록 교사가 도와주는 게 필요합니다. 같은 수학문제를 풀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면서 접근하느냐가 중요하죠.”

포노마레브씨의 월급은 3000달러 정도. 학교측은 학생들을 위해 러시아어 통역원까지 배치했다. 그는 부인과 함께 학교측이 마련해 준 아파트에 보금자리를 꾸몄다.

포철교육재단 이대공(李大公) 이사장은 “과학 분야 노벨상은 입으로만 외친다고 될 일이 아니지 않으냐”며 “청소년 때부터 자연과학에 재미를 붙여 공부하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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