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원유 수출 내달 재개될듯

  • 입력 2003년 5월 12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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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7일 이라크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었다. 이라크 석유 시설도 속속 복구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컨설팅 회사에 의뢰해 이라크에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 중이다. 그러나 시장경제가 자리 잡기까지는 대외채무, 허약한 민간 기업, 과도한 석유의존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경제 개혁 시동=이라크의 원유 수출이 다음달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11일 전했다. 타미르 가드반 이라크 석유장관 직무대행은 “유엔의 경제제재가 풀린다면 하루 약 50만배럴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현재 이라크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약 20만배럴. 가드반 대행은 연내에 전쟁 전 수준인 하루 250만배럴로 생산량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방 국제개발처(USAID)는 베어링포인트(전 KPMG컨설팅)에 이라크 경제 개혁 계획 수립을 의뢰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계획에는 석유를 비롯한 국영산업의 민영화, 전자거래 기능을 갖춘 주식시장 창설, 세제개혁 등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넘어야 할 산들=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계획경제 체제를 유지해왔던 이라크에서 시장경제가 굴러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유엔은 미국이 제안한 경제제재 해제안을 14일경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러시아 등이 ‘대량살상무기 보유 유무에 대한 선언이 먼저 이뤄져야 해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경제제재가 해제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라크의 국내총생산(GDP)의 약 75%는 국영기업이 차지한다. 민간부문은 농업, 소규모 벤처, 초기 단계의 은행업 등에 국한돼 있다. 바그다드 증권거래소의 전체 주식자본(13개 시중은행 포함)은 1억3700만달러에 불과하며 그나마 상장회사 대부분은 사실상의 국영기업이다. 국영기업들의 가동률은 현재 30%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민영화하고 정상화하기에 충분한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라크 재건의 주된 자금원으로 석유 수출대금이 꼽히지만 석유전문주간지 ‘중동경제조사(MEES)’는 최근호(12일자)에서 “원유 저장 시설이 부족해 산유량을 급격히 늘리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내수용 휘발유와 액화석유가스(LPG)는 수입해야 할 지경이라는 것. 또 이라크의 대외부채는 걸프전 배상금을 빼고도 약 1270억달러에 달하지만 러시아 일본 프랑스 등 주요 채권국들은 아직 이의 처리방법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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