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3대 의문점 "치사율 과장됐다"

  • 입력 2003년 4월 25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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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공기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전염되는가. 감염 사실을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는가. 사스는 돌연변이를 통해 끊임없이 변종을 만들어내는가….

최근 사스의 원인균, 전염 경로, 치사율 등에 대한 온갖 억측과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외국의 권위 있는 언론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여과 없이 보도되고 있고 이 때문에 지구촌이 겉잡을 수 없는 공황(恐惶) 상태로 빠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처럼 과학적으로 근거없는 불안이 확산되는 것은 미국이 이라크전 이후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사스 공황을 부추키고 있다는 '음모론'도 제기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사스로 숨진 사람은 24일 현재 263명인데 한해동안 폐렴으로 숨지는 사람이 400만명에 달하고, 연간 미국에서만 독감으로 3만5000여명이 숨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사스 공포는 지나치게 과장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많은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사스 공포'에 떨고 있는 것은 아직 이 병의 실체가 온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어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의 도움말로 사스에 대한 논쟁거리와 실상을 알아본다.

▼"치사율 10~16%는 과장됐다" = 미국의 AP통신은 최근 홍콩에서 사스의 치사율이 10%를 넘고 심지어 16.7%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이런 주장은 근거가 약하며 일반적인 폐렴의 치사율 5~8%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현재 사스 치사율은 폐렴이 나타난 진성(眞性) 환자 중 숨진 사람을 말하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열만 나고 자연치유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체 바이러스 감염자 중 사망자 비율을 따지면 치사율이 뚝 떨어질 수도 있다.

문제는 아직 공인된 치료제가 없다는 것. 조기에 발견하면 대증(對症) 요법을 보다 더 적절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치유가 잘 되지만 그렇다고 꼭 완치된다는 보장은 없다.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침방울(비말 飛沫)로 전염되는 것이 거의 확실하며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바이러스 전파력이 다른 사람보다 월등히 높은 '초확산체'(Superspreader)가 병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초확산체도 어디까지나 침방울로 병을 퍼뜨린다. 일반적으로 침방울은 1~2m 밖에 가지 않는다.

▼"돌연변이 여부 아직 불확실"= 최근 캐나다에서는 환자의 절반에게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원인균은 다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홍콩에서는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통해 변종을 만들어낸다는 주장이 각각 제기됐다.

그러나 의료계의 공식 입장은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균'이라는 것. 아직 돌연변이 여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2만9727개의 염기를 갖고 있는 RNA바이러스. RNA바이러스는 원래 돌연변이를 잘 하지만 돌연변이를 한다고 전혀 다른 바이러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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