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戰後경기 낙관 어렵다”…북핵-고유가 등 불안요인 많아

  • 입력 2003년 3월 26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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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컨테이너 산더미 미국-이라크전쟁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경제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해상운임 상승과 주문 취소 등으로 국내 수출업체의 피해도 늘어날 전망이다. 26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는 아직 해외로 보내지 못한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
부산항 컨테이너 산더미 미국-이라크전쟁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경제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해상운임 상승과 주문 취소 등으로 국내 수출업체의 피해도 늘어날 전망이다. 26일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는 아직 해외로 보내지 못한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

미국-이라크전쟁이 끝난 뒤에도 북한 핵 문제, 세계경기 침체, 고유가 지속 등 불안요인이 많아 올해 국내 경기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주요 기관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미국의 골드만삭스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한 ‘금융시장 관련 참고자료’를 통해 이라크전쟁이 단기에 끝나도 추가 테러 가능성이 남아 있고 북한 핵 관련 불확실성도 쉽게 해소되지 않아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라크전쟁의 종결이 곧바로 세계경기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이는 한국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장홍범 한은 시장조사 총괄팀장은 “이라크전쟁 이후의 여러 악재들은 세계경제는 물론 한국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전쟁 이후의 낙관론을 경계했다.

한은에 따르면 이라크전쟁 이후 세계경기는 더욱 침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對)이라크 무력 사용을 둘러싸고 드러난 미국 영국 등 연합군과 프랑스 독일 등 반전(反戰) 국가간 갈등이 무역 마찰로 비화되면서 세계 교역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특히 미국은 91년 걸프전과는 달리 이번 전쟁에서 대부분의 전비를 부담하는 탓에 재정적자 규모가 더욱 늘어나 향후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걸프전 때는 전비 610억달러 중 대부분을 일본과 독일 등 다른 연합국이 지원했으며 미국은 80억달러만 부담했다.

금융연구원 박재하 연구위원은 “세계경기 회복이 느려지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북한 핵으로 인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주가와 환율이 요동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유가도 불안요인이 많다고 한은은 밝혔다.

그동안의 유가 상승은 이라크전 관련 전쟁 프리미엄뿐만 아니라 원유 재고 부족 및 주요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의 정정 불안 등에도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라크 및 주변 산유국의 원유시설 피해가 확산되면 고유가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유가 지속은 한국경제에 경상수지 악화, 물가 상승, 제조업체 원가 부담 가중 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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