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컬럼비아호 의문 2題 과학적 설명

  • 입력 2003년 2월 4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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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은 컬럼비아호가 이륙 때 단열타일이 손상되면서 온도조절에 실패해 대기권 재진입시 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NASA는 컬럼비아호 이륙 12일 뒤인 28일 발포재(foam) 일부가 왼쪽 날개의 단열타일을 쳐 가로 18㎝ 세로 76㎝의 손상을 입힌 것을 발견했으나 안전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NBC 방송이 4일 보도했다. 1981년 컬럼비아호의 처녀비행 당시에도 단열타일이 떨어졌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것. 한편 미국 웹진 슬레이트닷컴은 4일 컬럼비아호 추락과 관련된 두 가지의 과학적 의문에 대한 설명을 실었다.

▽비상탈출의자가 있었다면 승무원들은 살 수 있었을까=슬레이트닷컴은 컬럼비아호에 비상탈출의자나 탈출선이 있었더라도 승무원들의 생존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상탈출시 고도 30㎞, 속도 초당 230m 미만에서 생존이 가능하지만 당시 컬럼비아호는 고도 64㎞에서 초당 6㎞의 속도로 비행하고 있었기 때문. 게다가 폭발이 수초 또는 수백만분의 1초 사이에 일어나 비상탈출 버튼을 누를 시간도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86년 챌린저호 공중폭발로 NASA는 우주왕복선에 비상사태시 선실 측면이 열리면서 승무원을 낙하산으로 탈출시키는 장비를 설치했다. 그러나 고도 6㎞이하에서만 탈출이 가능하며 시간도 최소 2분이 걸린다.

2001년에는 탈출선을 설치하려 했지만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예산뿐 아니라 이를 설치할 선실 내부 공간도 부족해 실현되지 않았다.

▽목격자들은 폭발음을 정말 들었을까=컬럼비아호 추락장소인 텍사스주 주민 일부는 컬럼비아호가 대기권에 진입할 때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지만 64㎞ 상공의 소리를 듣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슬레이트닷컴은 전했다.

오히려 음속의 18배로 비행하던 컬럼비아호가 우주에서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발생한 소닉붐(항공기가 음속을 넘을 때 공기 중에서 충격파를 발생시키면서 나는 소리)을 실제 폭발음으로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실제 폭발음이 들렸다고 해도 64㎞ 위의 폭발음은 지상에서는 매우 작게 들린다고 슬레이트닷컴은 설명했다.

그럴 경우 기체가 산산조각난 뒤 작은 조각들이 짧은 시간 안에 연속적으로 충격파를 일으키면서 폭발음으로 들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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