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장벽 낮추는데 초점 한국 농수산물 '방어'비상

  • 입력 2002년 2월 8일 17시 48분


도하개발어젠다(DDA)는 작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4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결과 출범한 새로운 다자간(多者間) 무역협상(라운드)이다. 쌀시장 개방을 불러왔던 94년 우루과이라운드(UR)에 이은 9번째 라운드.

1999년 시애틀 각료회의에서 한 차례 출범이 무산됐던 ‘뉴라운드’ 논의는 작년 들어 급물살을 탄 끝에 도하에서 결실을 맺었다. 세계적 경제 불황의 타개책이 필요하다는 각 국의 위기감이 뉴라운드 출범을 알리는 ‘각료선언문’을 이끌어냈다.

▽무엇을 다루나〓DDA는 농업 서비스 공산품 분야에서 관세를 비롯한 무역장벽을 낮추는 문제를 논의하게 된다. 무역자유화 문제와 함께 반덤핑협정과 보조금협정 등 기존 협상 내용을 개정하게 되며 투자 경쟁정책 무역원활화 정부조달투명성 환경 등도 의제로 채택됐다.

UR의 후속조치로 2004년에 재협상을 벌이게 될 농업분야도 DDA 출범으로 그 속도와 수준을 맞추게 됐다. 한국 정부는 농업 수산업 등 취약 부문에서는 국내시장을 지키기 위한 ‘방어’전략을, 나머지 분야에서 상대방 시장을 열라고 요구하는 ‘공세’를 펼쳐 한국에 유리한 교역조건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의미와 영향〓DDA는 침체상태에 있던 세계경제의 회복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DDA가 진행됨에 따라 한국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직면하게 된다.

일단은 무역의존도가 높고 자유무역협정(FRA) 논의에서 배제돼온 한국이 새로운 무역체제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LG경제연구원은 “DDA 출범으로 관세가 낮아지고 비관세장벽이 줄면 앞으로 2005년까지 한국의 평균 수출증가율은 25.9%, 수입증가율은 23.1% 정도가 될 것이며 평균 경제성장률도 7.3%까지 높아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작년 말에 내놓았다.

그러나 한국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농업 수산업 분야의 추가개방으로 국내산업의 타격이 예상된다. UR 협상 결과 농업 부문에서 개발도상국 지위를 인정받아 선진국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더 이상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DDA 출범 이후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쌀수입에 관세를 매기는 방식으로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개도국 지위를 고집해 최소시장접근물량(MMA)을 지키는 것보다 오히려 농업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어떻게 진행되나〓DDA는 7년 반이나 걸렸던 UR보다 협상기간이 상당히 짧아질 전망이다. 급변하는 무역환경을 따라잡기 위해 새 무역질서 수립이 시급한데다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단기협상을 강하게 주장하기 때문.

일단 DDA는 올해부터 3년 간 진행돼 2005년 1월1일 완전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 2월1일에는 8개 협상 분야를 논의할 무역협상위원회(TNC)가 발족돼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도하개발 어젠다(DDA) 일정
2001년11월14일-제4차 WTO각료회의 도하에서 DDA출범 각료선언문 채택
2002년 2월 1일-8개 분야별 무역협상위원회(TNC) 발족
2003년 3월31일-이때까지 서비스분야 최초 양허안(offer) 제출
2003년 3월31일-이때까지 농업분야 관세인하 및 보조금 감축방식 결정,
이후 제5차 각료회의까지 국가별 이행계획서 제출
2003년 중-제5차 WTO각료회의 이후 투자 경쟁정책 무역원활화 정부조달투명성 등
‘싱가포르 이슈’ 협상개시
-각료회의에서 환경문제 협상개시 여부 결정
2004년 1월-쌀 재협상 개시
2005년 1월 1일-DDA협상 완전종료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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