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2년간 과도정부 체제도입”…유엔특사 5대원칙 천명

  • 입력 2001년 11월 14일 18시 45분


유엔 아프간 논의
유엔 아프간 논의
탈레반 정권을 대체할 아프가니스탄의 새 정부 구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유엔의 라크다르 브라히미 아프가니스탄 특사는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아프가니스탄 국내세력은 물론 인근 파키스탄과 이란 등의 난민세력도 과도정부에 참여해야 한다”며 2년 과도정부체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5개 원칙을 제시했다.

5대 원칙은 △북부동맹 등 아프가니스탄의 모든 정파가 참여하는 회의 소집 △정부 수립 방안을 논의할 임시위원회(과도정부) 구성 △임시위원회의 2년 내 권력 이양 △아프간 종족대표자회의(로야 지르가) 소집 △‘로야 지르가’에서 헌법 인준 후 새정부 구성 등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13일 “종족을 초월한 아프가니스탄 내 거국정부 구성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고, 영국 러시아 등도 아프간 정파들간의 권력 분점을 지지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 북부동맹의 압둘라 외무장관은 카불 입성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후속정부 구성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모든 정파들을 카불로 초청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도정부안이 진전을 보기 위해서는 △북부동맹의 프리미엄 인정 △과도정부 논의에 탈레반 참여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 여부 등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부시 대통령은 13일 “북부동맹에 어떤 특혜도 인정해 줄 수 없다”고 못박았고,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이슬람국가들로 구성된 유엔 평화유지군을 배치해야 한다”고 북부동맹 견제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북부동맹이 대(對) 탈레반 전투의 일등공신이며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현실을 무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 딜레마다. 탈레반 배제 문제에 대해 무샤라프 대통령은 “거국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아프간 최대 종족인 파슈툰족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반대했고, 이란도 “탈레반 내 온건파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히미 특사는 유엔평화유지군 파병과 관련해 “평화유지군 배치에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으나, 아프가니스탄에 친미정권 수립을 원치 않는 러시아 중국 파키스탄 등은 유엔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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