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 핵심브레인 3人 ‘테러 전쟁’ 전망]

  • 입력 2001년 9월 24일 18시 45분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과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 CNN방송의 시사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의 테러에 대한 보복 공격이 아프가니스탄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국가안보보좌관도 출연해 미국은 테러단체를 옹호하는 단체나 국가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론을 폈다. 전현직 미 외교의 핵심 브레인인 이들이 2시간반 동안 진행된 방송에서 밝힌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 계획과 방향, 중동지역에서의 역할 등을 정리했다.》

-테러집단을 지원하는 국가들에 대해 미국은 어떤 대응을 할 계획인가.

▽브레진스키〓아프가니스탄 외에 테러리스트들의 기지와 은신처들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으며 이런 곳들도 공습해야 한다. 그 이후에도 테러리즘을 지지해온 모든 나라들을 밝혀내 이들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특정 국가를 호명하고 싶지 않지만 아프가니스탄 외에도 중동지역에는 친테러 단체들이 많다. 첫 공습이 아프가니스탄에만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월스트리트저널지는 사설에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미국이 테러를 격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강경한 주장을 밝혔다. 이라크와 후세인에 대한 정책은 무엇인가.

▽라이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번 반테러 캠페인은 매우 포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현재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이다 조직, 그리고 이를 지원하는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 정권이지만 미 정부는 단계별로 테러를 지지하거나 지원하는 그 어느 집단이나 국가도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에 협조키로 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국내의 강한 반대에 직면했다. 그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가.

▽키신저〓그는 매우 용기 있는 결정을 했으며 이는 파키스탄의 국익을 위한 결정이기도 하다. 그가 어느 정도의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는 파키스탄이 국제사회에서 소외되는 것을 막는 최선의 길을 선택했고 파키스탄 국민은 이를 알아야 할 것이다.

▽브레진스키〓파키스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가 현재 난처하고 위태로운 처지에 놓인 중동 이슬람 국가다. 우리는 시한폭탄 같은 지역을 상대하고 있다. 우리의 적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협조적이라는 이유만으로 화를 입을 수 있는 국가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행동이 바로 이들의 안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아프가니스탄 북부동맹 대변인이 미국의 작전에 협조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라이스〓우리는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으며 집권 탈레반과의 싸움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도입할 것이다.

-탈레반을 몰아내고 아프가니스탄에 새 정부를 세우는 것이 장기적인 미국의 외교정책 목표인가.

▽라이스〓이 모든 것들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다. 현재로서는 빈 라덴의 테러조직을 지지하는 모든 연계고리를 끊고 경제적으로 이들 조직이 위축돼 스스로 전멸토록 하는 것이 급선무다.

-아프리카 미 대사관 폭파사건 후 미국이 가한 크루즈 미사일 공습은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키신저〓게임의 법칙이 달라졌다. 이번 보복은 한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며 아프가니스탄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테러리스트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국가 사이의 연계를 끊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핵심이자 목적이다. 이를 위해 보복공습과 같은 직접적인 방법과 이들을 지원하는 국가나 단체들이 테러리스트들과의 연계고리를 끊도록 ‘반테러연합체’에 가입토록 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 등이 동원돼야 할 것이다.

▽브레진스키〓국내외에서 압도적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미국의 승리에 대해 자신한다. 그러나 우리는 ‘공조’를 내세워 이번 사태를 통해 정치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나라들을 ‘진정한 친구’라고 보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의 도움을 환영하나 그들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치적인 이득을 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의 공격이 아프가니스탄에 국한되지 않을 경우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키신저〓러시아는 우리보다 테러에 대해 더 큰 두려움을 갖고 있어 러시아의 지지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그들이 우리의 뜻에 크게 반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지지를 특별히 필요로 할 이유는 없다.

<정리〓김정안기자>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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