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기업 성패 사업유연성이 좌우"

  • 입력 2000년 9월 5일 21시 10분


첨단주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최근 실리콘밸리에서는 사업모델보다는 사업모델을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는 대처 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익성 높은 사업모델이 인터넷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믿음이 지배적이었다. 야후 아메리카온라인 등의 성공도 탄탄한 사업모델과 시장 선점 때문이었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4월 이후 주가 폭락으로 탄탄한 사업모델을 갖고도 어려움을 겪는 인터넷 업체가 늘자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CD 판매모델을 개발한 CD나우는 아마존이 시장에 뛰어든 뒤 주가가 90% 이상 곤두박칠쳤다.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시장에 먼저 뛰어든 시스템 전문업체들은 대형 기업이 자체 공동구매망을 설립하면서 수익이 크게 줄고 있다. 인터넷 소매사업모델을 개척한 아마존도 투자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인 니컬러스 카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후발주자도 손쉽게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인터넷 사업 특성상 탄탄한 사업모델이란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업모델 전환 능력이 중요해진 만큼 특정 모델에 성패를 걸지 말고 신사업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라는 말이다. 기업간 물품조달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아리바는 하드웨어로 사업을 확장해 수익을 배 이상 늘렸다. 인터넷 우표판매 사업모델을 개발한 스탬프닷컴은 나중에 시작한 운송사업에서 오히려 더 큰 수입을 올리고 있다.

카 교수는 “사업모델을 쉽게 전환하려면 외부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조직구조를 단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또 고객 확보와 관련분야 핵심기술도 사업모델 전환에 큰 도움이 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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