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복제 성공 파장]생명체 복제 논란 재연

  • 입력 2000년 8월 17일 18시 57분


영국 정부가 치료 목적의 인간 배아 복제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발표가 나온 데 이어 영국과 일본의 연구팀이 각각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한 돼지 복제에 성공, 생명체 복제에 대한 논란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돼지 복제 성공은 심장 등 각종 장기(臟器)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어둠속의 한줄기 빛과도 같은 희망적인 소식임에 틀림없다. 돼지의 장기는 성인의 장기와 크기가 거의 비슷할 뿐만 아니라 생리적인 측면에서도 유사한 점이 많아 이식용으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돼지는 사육이 쉽고 번식력도 뛰어난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인체 장기와 크기등서 비슷▼

그러나 종교단체를 비롯한 각종 사회단체 등은 동물을 이용한 이식용 장기 생산이 ‘인체 기관을 상품화하는 비윤리적 행위’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간 배아 복제에 대해서도 배아는 잠재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연구 자료로 쓰여져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인간 배아 복제 허용이 비록 의학적인 목적에만 제한되더라도 결국은 살인 조장행위와 다름없다는 것.

최근 국내에서도 서울대 황우석(黃禹錫·46·수의학)교수의 인간 배아 복제실험 특허출원으로 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했었다.

돼지의 장기를 이식할 경우 바이러스가 종(種)의 장벽을 넘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동물질별 인간 전염될수도▼

미국의 연구팀이 돼지의 췌장 세포를 면역이 없는 쥐에게 이식한 결과 돼지에 잠복하고 있던 레트로바이러스(RNA 종양바이러스)가 쥐에게 전염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 이 같은 연구결과는 24일 발행되는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릴 예정이다.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대니얼 샐러먼 박사는 “미국과 영국의 바이오기업이 최근 돼지 장기의 인체 이식 실험을 중단한 것도 통제 불가능한 미지의 질병이 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옮겨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복제 돼지 제나를 탄생시킨 일본의 오니시 아키라 박사는 “돼지 장기를 인체에 이식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인간의 건강을 위해 이식 연구는 계속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