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WTO편입 효과]교역액 5년내 30%증가 전망

  • 입력 2000년 5월 20일 01시 05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한 중국과 유럽연합(EU)의 협상이 타결됨으로써 13억 인구의 거대시장이 시장경제가 지배하는 세계무역 제도권에 사실상 편입됐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 일본과의 협상을 타결한 데 이어 이번에 EU와의 협상도 매듭지었다. 중국은 이제 멕시코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스위스 등 5개 국가와의 쌍무협정 타결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이변이 없는 한 올해 WTO 회원국 자격을 얻을 전망이다.

중국과 EU가 시장개방 쌍무무역협정에 서명함에 따라 당장 다음주로 예정된 미국 하원의 대중(對中)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부여 법안 표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EU간 쌍무무역협정의 구체적 내용은 즉각 공개되지 않았으나 EU측은 중국이 지난해 11월 미국과 체결한 시장접근 협정이 EU 요구사항의 80%만 충족시킬 뿐이라고 지적해왔다.

EU는 중국에 대해 통신 금융 자동차 부문의 개방 확대를 요구해왔다.

중국이 지난 14년간 WTO 가입을 모색해온 것은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메릴린치 아시아연구소는 중국은 WTO 가입으로 매년 0.5% 안팎의 추가 경제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WTO 회원국에 대한 특혜관세 적용 등으로 중국의 연간 교역액이 앞으로 4∼5년 내에 지금보다 3분의 1이 더 늘어난 6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기업의 대중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국가신용도가 높아져 투자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외국자본과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이 결합할 경우 실업문제 해결 등 사회안정을 도모하면서 산업구조도 고도화할 수 있다.

그러나 WTO 가입에 따른 책임도 뒤따른다. 우선 중국은 세계기준에 맞게 무역관련 제도와 관행을 바꿔야 한다. 관세, 비관세 장벽을 점진적으로 허물어야 하고 시장진입 규제도 풀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정부의 보호 아래 생존해온 상당수의 기업이 도산하게 된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한국 상품이나 자본의 중국진출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있는 기계류 고급섬유류 석유화학 전자통신 분야의 대중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 대신 값싼 중국산 제품도 한국으로 쏟아져 들어오게 된다. 중국산 생활용품이나 농수산물이 대거 유입되면 한국 영세기업 및 농가의 황폐화가 우려된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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