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이미지상승 겨냥 공익마케팅 '붐'

  • 입력 1999년 12월 14일 19시 39분


‘우리는 돈만 벌어가는 외국기업이 아닙니다.’

IMF 관리체제 이후 외국기업의 국내 진출이 활발해졌지만 아직도 ‘외국기업은 국내시장을 잠식해 돈을 빼앗아가는 기업’이라는 일반인의 인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이같은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공익적 성격을 띤 활동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자체적으로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외국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외국기업 관계자는 “한국시장은 폐쇄적이라 눈앞의 이익만 바라보는 마케팅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기업이미지를 높이는 공익성격의 마케팅이 확산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신용카드회사인 비자코리아는 IMF 경제난으로 외화부족에 허덕이던 지난해 8월 외국인 관광객을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해 ‘코리아 웰컴스 비자’ 캠페인을 시작했다.

원화가치가 크게 떨어져 한국이 매력적인 관광시장으로 변한데다 한국의 외화획득에도 기여하자는 아이디어가 그 출발이었다.

일본 대만 등의 해외지사는 신문 및 잡지에 한국관광을 추천하는 광고를 게재하는 등 측면 지원했으며 국내외 주요 공항과 여행사, 관광안내소 등에 150만부의 캠페인 안내책자를 배포하기도 했다.

올해 7월까지 1년간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벌인 캠페인의 성과는 괄목할 만한 수준이었다.

외국인 비자카드 소지자의 한국내 소비가 지난해 대비 21% 성장한 것.

이에 따라 비자코리아와 관광공사는 2000년 7월까지 진행되는 2차 ‘코리아 웰컴스 비자’캠페인을 지난달 시작했다.

비자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의 관광무역수지 개선과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게 돼 기쁘다”면서 “관광상품 개발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피임약 제조회사인 한국쉐링은 낙태반대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쉐링은 한달에 두 차례씩 실시하는 무료 성교육강좌를 통해 자연스럽게 낙태의 해악을 알리면서 다양한 피임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쉐링이 판매하는 먹는 피임약은 그중 한가지로 소개될 뿐 상업성이 배제된 강좌라는 게 한국쉐링측 설명이다.

가임(可姙) 미혼여성층이 몰려있는 여대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이 강좌는 얼마전 경찰대에서 인기리에 강좌를 실시하는 등 남자대학에까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쉐링은 한국 여성건강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8월 대통령표창을 수상했으며 해마다 3억원 가량을 낙태반대운동에 지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회사인 한국CA는 미아 찾아주기 운동에 열심이다. 이달초 한국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미아찾기 웹사이트(www.missingchild.or.kr) 활성화를 위해 1억4000만원 상당의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를 기증하기도 했으며 추가 지원을 검토중이다.

이밖에 인텔코리아는 정보올림피아드대회를 후원하는 등 컴퓨터에 재능있는 청소년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IBM은 전통예술 활성화 차원에서 전국 고교 풍물놀이 대회를 11년째 후원해오고 있다.

한국피앤지는 해마다 한국아동복지시설 연합회에 수억원대의 기저귀를 기증중이며 조립완구업체 레고코리아는 각종 자선행사를 펼쳐 수익금 전액을 백혈병어린이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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