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농산물 표시제 논란]유럽 "꼭 표시" 美 "상관없다"

  • 입력 1999년 11월 21일 18시 01분


GM농산물이나 가공식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나온 적은 없다. 그런데도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는 것은 유럽에서 ‘잠재적인 위험’에 주목,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환경단체와 소비자단체들은 “GM식품이 상용화된 지 5년밖에 안돼 장기적인 안전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고 다른 종의 유전자를 결합한 식품은 자연의 진화법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언제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밝혀질지 모른다”고 주장한다. 현재의 기술로 안전하다고 해서 100% 안전하지는 않다는 것.

또 일부 유럽의 과학자들은 “GM감자를 먹은 쥐의 장기가 손상된 증거가 있다”며 안전성에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이에 대해 미국의 식품의약국(FDA)이나 식품업체들은 “GM농산물은 개발단계에서 수많은 테스트 과정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 것”이라며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제품은 중도에 폐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FDA는“유럽인들은 마치 자신들만 GM농산물을 먹는 것처럼 말하는데 미국인 역시 이를 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가 자국 국민에게 인체에 유해한 음식을 먹도록 하겠느냐는 것.

한편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소비자의 알권리 차원에서 제품표시제는 시행해야 하지만 안전성에 관해서는 미국의 주장이 옳다는 입장이다.

식약청 미생물과 박선희(朴仙姬)연구관은 “안전성 논란은 과학적 논쟁이라기보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여과없이 전달돼 소비자가 혼란을 겪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에 수입되는 콩의 경우 일반 콩에 ‘라운드 업’이라는 제초제에 강한 뿌리혹박테리아의 유전자 일부를 첨가한 것으로 인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GM옥수수 역시 옥수수에 피해를 주는 나방에 해로운 단백질을 생산하는 바실로스 박테리아의 특정 유전자를 첨가한 것.

서울대 농대 식품생산과학부 백남천(白南天)교수는 “아직까지 상용화된 GM농산물이 위험하다는 증거는 없지만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며 “5년 정도 경과해야 GM농산물의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병기기자> watch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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