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사관 피폭 4갈래 분석]CIA정보 왜 잘못됐을까

  • 입력 1999년 5월 11일 07시 15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은 어떻게 일어났는가. 서방 언론은 여러 갈래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크게 보면 네가지다.

첫째는 NATO군이 낡은 지도를 사용했을 가능성. 영국의 더 타임스가 제기했다. 93년 중국대사관이 신축된 자리는 예전 지도에 유고 정부청사로 나와 있는데 NATO군은 낡은 지도를 사용해 오폭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NATO군사령부는 이를 부인했다.

둘째는 이중간첩 음모 가능성. 역시 더 타임스가 전했다. NATO군 공습에 대한 비난여론을 확산시키려고 이중간첩이 허위정보를 흘려 중국대사관 폭격을 유도했을지도 모른다는 것. 그러나 중국대사관 위치를 정보원의 말만으로 판단했을 것이냐는 의문이 남는다.

셋째는 항공사진 판독실수 가능성. 미국 뉴욕타임스가 제기했다. 정보분석가들이 희미한 항공사진만 보고 중국대사관을 유고 군사시설로 오인해 위성에 잘못된 정보를 입력했을 수 있다는 것. 첫번째와 두번째 가능성보다는 설득력이 있다.

넷째는 방송신호를 추적해 폭격했을 가능성. 프랑스 일요신문인 ‘주르날 드 디망슈’가 제기했다. 유고공영 TV채널의 방송신호가 송출되는 지점을 추적, 그곳이 중국대사관이라는 사실은 확인하지 않은 채 공격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유고측이 중국대사관의 협조를 얻어 방송신호 송출시설을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네가지 가능성은 모두 공습작전에 필요한 정보수집과 분석을 맡고 있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관된 것. 그래서 세계최고의 정보기관이라고 자부해온 CIA는 어느 경우건 상처를 받게 됐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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