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토성탐사선 「캐시니」 핵연료사용 논란

  • 입력 1997년 10월 11일 19시 59분


13일 오전(한국시간 14일 오후) 발사될 미국의 토성 탐사선 캐시니의 핵연료를 둘러싼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발사에 실패할 경우 핵연료가 유출돼 마치 핵폭탄의 낙진처럼 지구에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캐시니에는 3개의 발전기를 돌리는 연료로 사용되는 72파운드(약32.6㎏)의 플루토늄이 실려있다. 미국은 캐시니의 제작과 발사에 34억달러를 투입했다. 우주탐사선 제작비용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캐시니의 크기 또한 최대다. 무게 6t에 높이가 2층집 만하다. 토성은 태양으로부터 10억마일(약16억㎞)이나 떨어져 있어 지구를 떠난 캐시니가 무려 6년 6개월을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규모가 커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안전을 장담하고 있다. 케시니가 발사된 뒤 보조로켓이 주로켓과 분리되는 2분 사이에 플루토늄이 유출될 확률은 1천5백분의 1이라며 사고가 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주장한다. 캐시니가 지구궤도를 빠져나가 우주공간으로 사라지는 20일 동안 유출될 확률은 4백50분의 1. NASA는 불행한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환경보호주의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1978년 1백파운드의 우라늄을 적재했던 소련의 핵연료 스파이위성이 발사 4개월후 지구에 떨어져 캐나다 북서부지방에 방사능 물질을 유출시켰던 사례를 들고 있다.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조사팀은 수주일동안 모래 알갱이처럼 흩뿌려진 우라늄을 제거해야 했다. 미국이 지난 37년 동안 쏘아올린 핵연료 인공위성은 26기. 이중 3기가 발사에 실패했거나 운항 중의 사고로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지 못했다. 러시아는 더 심해 같은 기간에 발사된 41기의 핵연료 위성 중 9기가 임무 수행에 실패했다. 이에따라 환경론자들은 실력대결도 불사할 태세다. 캐시니가 발사될 플로리다주 케이프 캐너버럴의 위성기지까지 찾아가 몸으로라도 발사를 막겠다고 벼르고 있다. 환경단체인 「평화정의연합」은 캐시니의 발사를 저지하기 위해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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