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네타냐후 손에 달렸다…국내외 압력에 오락가락

  • 입력 1997년 4월 7일 20시 11분


중동평화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마음먹기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 동예루살렘 지역에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다가 팔레스타인의 반발과 국제적 압력이 심해지자 7일 클린턴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단용의를 밝히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다. 중동평화의 핵심은 「동예루살렘의 정착촌건설」. 네타냐후총리는 『미국이 워싱턴에 건물을 지을 권리가 있는 것처럼 우리도 동예루살렘에 정착촌을 건설할 권리가 있다』면서 건설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아랍권은 「오슬로 평화협약 위반」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국제사회도 『점령지내 건축물 건설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나섰다. 오슬로협약에는 금지토록 되어 있다. 정착촌건설은 동예루살렘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동예루살렘은 통곡의 벽이 있는 성지(聖地)다. 아랍인들 역시 마호메트가 승천(昇天)한 「제3의 이슬람교 성지」로 양측 모두 양보하기 어려운 종교적 역사를 갖고 있다. 보수우파인 네타냐후는 작년 5월 총선에서 일부 평화론자들의 지지까지 얻어 47세로 이스라엘 첫 직선총리에 당선해 6월 취임한뒤 보수노선으로 돌아섰다. 그는 이츠하크 라빈 총리 시절 야당 지도자로서 오슬로 중동평화협상을 반대했었다. 총리취임전후에 보인 행태 때문에 기회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또 「CNN 조명등에 혼을 빼앗긴 인간」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에후드 바라크 전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그를 『민족주의적 허세에다 기본적으로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페레스 전총리는 『네타냐후의 갈지자 정책 때문에 중동평화가 위협받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반면 「생존의 위협」이란 국민적 정서를 바탕으로 하는 그의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정책은 상당한 공감을 얻고 있다. 연정정권의 태생적 한계와 극우파의 압력도 대단해 정책의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진하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