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통신시장,美 경쟁력 가속화 전망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3분


[박내정기자] 통신서비스의 국가간 진입장벽을 없애려는 세계무역기구(WTO) 기본통신서비스 개방협상에는 지구촌 통신시장을 장악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단적으로 드러나 있다. AT&T 등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경쟁력이 최강인 미국으로서는 지난해 국내 업종 지역간 진입장벽을 철폐한 데 이어 국가간 진입장벽을 무너뜨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거리를 없애는」 통신혁명의 특성상 서비스 거리는 전혀 문제가 되질 않는다. WTO 통신협상은 정보기술협정(ITA), 정부조달협정 등과 함께 미국의 이같은 전략을 관철하는 3대 접근법중 하나다. 이중 통신단말기와 컴퓨터 하드 소프트웨어 등을 포괄하는 ITA는 오는 2000년까지 이 분야의 관세를 완전 철폐하는 것이 골자. 정부조달협정은 각국 정부가 기간 통신망 등에 투입되는 장비를 구매할 때 국제입찰에 부쳐 불공정 관행을 없애자는 취지로 마련된 것으로, 한국은 이미 미국과 쌍무협정을 체결한 상태다. 다만 정부조달협정은 도이체텔레콤 등 각국 국영통신업체들 자체가 차츰 민영화하는 추세여서 개도국들에 주는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반면 기본통신 서비스개방협상은 유무선은 물론 국제 위성통신 서비스 등을 포괄하는 대규모 성장시장이기 때문에 각국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미국은 우루과이라운드 미타결 쟁점인 통신개방 문제를 WTO내에서 다룰 것을 제안, 그동안 쌍무적 다자간 압력을 강화시켜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난 10개월동안 각국의 양허수준이 어느 정도 진전된 만큼 미국이 일단 통신협정을 예정대로 출범시키고 국제 및 위성분야에 대해서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전문적인 테두리에서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현실적인 접근자세는 지난해 아시아권의 개방안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던 미국 협상대표단이 올해엔 인접한 멕시코와 캐나다의 양허안쪽으로 화살을 돌리는 데서도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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