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세계경제포럼]『첨단기술력만이 살 길』확인

  • 입력 1997년 2월 5일 20시 13분


[윤희상 기자] 「첨단기술력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다」. 지난달 30일 개막돼 엿새동안 전세계 재계 명사와 정치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띤 논쟁을 거친 97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이같은 명제를 확인한뒤 4일 폐막됐다. 줄잡아 1천7백여명의 세계적인 기업가와 정치인이 참여한 다보스포럼의 올해 주제는 「정보화사회의 건설」. 외신은 『이제 최상의 이데올로기는 바로 기술력이라는 사실을 세계 유수의 지도자들이 가슴에 새기며 고국행 비행기를 탔다』고 전했다. 자국의 번영은 첨단기술력에 달려 있으며 혁신을 회피하는 기업은 이제 쓸모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다보스의 행사장 곳곳에서 벌어진 수많은 워크숍은 참석인원과 면면만 각양각색이었을 뿐 △가상현실(사이버 스페이스) △기술의 광역성문제 △대형 평면화면 등 첨단기술이 집중된 주제였다. 참석자들은 밤을 새워 토론했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각국 지도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 포럼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인물은 단연 빌 게이츠였다. 인도의 데베 고다 총리를 비롯한 각국의 정치거물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한 인물은 게이츠였고 그로부터 기술혁명을 시작하거나 진전시킬 방안을 듣고 싶어했다. 그리고 세계최고 부자인 게이츠가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연계할 방안을 모색했다. 게이츠는 『개인용컴퓨터는 매력적인 사업이 틀림없지만 죽느냐 사느냐의 전쟁터』라면서 『오늘날 3∼4년을 놀면서 버틸 제품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싱가포르는 가장 정보화가 진전된 아시아의 모델이고 인도와 중국은 「떠오르는 정보화 국가」라고 추켜세웠지만 『반면에 유럽국가들은 유명한 느림보들』이라고 비꼬았다. 인텔사의 앤디 그로브 회장 역시 『유럽국가는 「기술력 적자」에 시달리고 있으며 미국에서 천명당 1백명이 컴퓨터를 갖고 있다면 유럽은 그 절반』이라고 강조했다. 오라클사의 레이 레인도 『나 자신도 매일 세시간씩은 컴퓨터 앞에서 보낼 수밖에 없다』며 『E메일 없이는 사업을 할 수가 없는 세상』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다보스포럼장을 가장 정력적으로 돌아다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는 『이스라엘은 중동만이 아니라 지구 동쪽의 실리콘 밸리처럼 변모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세일즈맨의 자세를 유지, 참석자들의 인상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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