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큰손’ 들 “Buy 평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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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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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시아 고급주택 매입 등 투자 잰걸음… 콘도-토지에도 눈길

해외 부동산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의 ‘큰손’들이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평창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해외부동산 판매 대행사에 따르면 최근 현지 투자자들이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내 골프장에 들어서는 고급 주택(알펜시아 에스테이트) 3채를 사들였다. 매입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채당 30억 원가량으로 총 100억 원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은 항저우에 본사를 둔 S보험사의 고위 관계자, 의료기기 생산업체의 사장, 미국 시민권이 있는 조선족 K 씨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산하기관인 강원도개발공사가 짓는 알펜시아 에스테이트는 가장 넓은 555m²의 분양가가 38억 원에 이른다. 골프장 페어웨이 주변으로 조성돼 입지여건은 탁월하지만 수도권에서 멀고 가격이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동안 분양률이 저조해 강원도 재정에 큰 부담이 됐지만 평창의 겨울올림픽 개최가 확정되자 중국인 투자자들이 먼저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일반 주택뿐 아니라 콘도 회원권이나 토지 시장에도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판매 대행사 관계자는 “S보험사가 회사 차원에서 알펜시아 콘도 회원권 100계좌 정도를 통째로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9월에 평창으로 실사를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해외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정부가 본토 내 부동산 구입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 여기에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자국에 있는 자산 가치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해외 부동산 투자를 촉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그동안은 미국이나 캐나다 등지의 고급 주택에 투자가 집중됐지만 최근에는 필리핀이나 싱가포르 등으로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 시장의 경우 평창이나 제주 등이 선호되는 편이다. 산둥TV 등 현지 언론들도 24일부터 강원지역 부동산 공동 취재를 위해 평창에 도착할 예정이다. 베이징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일부 한국 업체는 외국인이 10억 원 이상 투자하면 영주권을 준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사실 중국의 큰손들은 영주권 같은 혜택에는 별 관심이 없다”며 “자산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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