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전참시’ 세월호 화면, 고의 아닌 실수…방송 윤리 위반은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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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5월 16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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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사진=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MBC가 최근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이 세월호 참사 뉴스 화면을 모자이크 처리해 써논란이 된 것과 관련, 고의가 아닌 실수로 결론지었다고 밝혔다.

MBC는 16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약 1주일간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한 결과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오동운 MBC 홍보심의국 부장은 “문제의 화면은 해당 방송분을 편집했던 조연출로부터 비롯했다”며 “조연출이 FD에게 편집에 필요한 뉴스 멘트를 제시하고 영상자료를 요청, FD가 전달한 10건 중 2건이 세월호 관련 뉴스였다”고 사건 발생 경위를 설명했다.

조사위 설명에 따르면 이후 조연출은 방송에 필요한 흐림 처리 등 컴퓨터 그래픽 처리를 의뢰한 후 편집을 완료했다. 4일 금요일에는 CG처리된 자막까지 입히는 작업을 진행했고, 5일 최종 편집과 방송이 이뤄졌다.

오 부장은 “제작진은 세월호 뉴스 화면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뉴스 속보 형태의 멘트를 이어가는 구성이 최적의 형태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조사위는 “(조연출은)방송에서 있었던 이영자 에피소드의 몰입도를 좀 더 높이려는 의도로 뉴스 속보 구성을 직접 구성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뉴스 화면 사용에 대해서는 조연출 본인이 생각했던 최선의 구성이라고 판단해 자료를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조연출은 편집 과정에서 이진 아나운서 영상이 세월호 관련 뉴스임을 몰랐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조연출은 “편집 과정에서 자신이 필요한 멘트만 취사 선택했을 뿐이다. 3번째 뉴스 화면은 편집 과정에서 세월호 관련 화면이 담겨 있는 뉴스 영상임을 알았다. 뒷 배경이 보이지 않게 흐림 처리를 한다면 뉴스 자체에는 세월호 관련 언급이 없어 사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미술부에 컴퓨터그래픽 처리를 의뢰했다. 그렇게 해 컴퓨터 그래픽 처리가 된 영상으로 방송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어묵’ 자막 사용 경위에 대해선 “조연출이 어묵이란 단어가 세월호 희생자를 비하하는 의도로 쓰인 적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고의성은 없었다”고 했다.

오 부장은 “방송에 나왔던 자막은 조연출이 당시 상황을 그대로 반영해 만든 것이었다. 이영자가 매니저와 함께 어묵을 먹는 장면에서 그런 발언들이 있었고 그걸 뉴스 속보처럼 전달하다보니 다른 의도는 없었고 그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자막을 만들었다고 했다. 특정 사이트에서 어묵이 세월호 희생자를 비하하기 위해 사용됐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사위는 해당 조연출뿐만 연출, 부장, 본부장 등 제작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를 회사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오 부장은 “조연출이 세월호 참사를 조롱하기 위해 영상을 사용했다고 판단하기 어렵지만 단순 과실은 아니다. 방송 윤리를 위반한 것으로,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지적 참견 시점’은 지난 5일 방송분에서 개그우먼 이영자와 매니저의 ‘어묵’ 먹방과 함께 2014년 세월호 참사 뉴스특보 화면을 엮어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특히 과거 극우 성향 온라인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 일부 회원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어묵’이라고 모욕했다가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는 점이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후 MBC는 최승호 사장까지 직접 나서는 등 여러 차례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세월호 참사 유족과 외부 변호사가 포함된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발생 경위를 조사해왔다. 방송은 이후 2주간 결방 중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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