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피플] 대중성의 ‘옥자’, 친밀감의 ‘그 후’…수상 가능성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5월 25일 06시 57분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그 후’에 대한 현지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전원사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그 후’에 대한 현지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사진제공|전원사
■ 칸 영화제 수상 가능성은?

봉준호 ‘옥자’ 뚜렷한 주제의식 호불호
칸과 인연 홍상수 ‘그 후’ 대중성 눈길
두 영화 모두 소식지 평점 상위권 랭크
심사위원장 성향도 수상작 선정 영향

‘이야기와 뚜렷한 주제의식’이냐, ‘대중에 더 가까워진 예술적 감흥’이냐.

18일(이하 한국시간) 막을 올린 제70회 칸 국제영화제가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경쟁부문 초청작 ‘옥자’와 ‘그 후’의 수상 가능성에 대한 호기심이 쏠리고 있다. ‘옥자’는 미국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600억원 규모의 제작비를 투자해 ‘미국영화’로 분류되지만 봉준호 감독과 안서현, 변희봉, 윤제문 등 한국 배우들과 스태프가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국내 관객의 관심이 높다. ‘그 후’는 칸 국제영화제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홍상수 감독의 영화여서 그 또한 수상 가능성을 점쳐보게 한다.

여전히 안개 속…그래도 조심스럽게

올해 경쟁부문 초청작 19편 중 24일 오후(한국시간) 현재까지 공개된 영화는 13편. 토원드 헤인즈 감독의 ‘원더스트럭’을 시작으로 안드레이 즈뱌긴체브 감독의 ‘러브리스’, 미카엘 하네케의 ‘해피 엔드’, 가와세 나오미의 ‘래디언스’ 등이다. ‘옥자’와 ‘그 후’도 이미 선보였다.

이 작품들이 과연 수상을 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다만, 작품에 대한 평가를 수치로 드러내는 영화제 공식 소식지 ‘스크린 인터내셔널 데일리’(스크린)와 ‘르 필름 프랑세즈’의 평점을 참조해볼 만하다.

스크린이 평점을 공개한 10편 가운데 최고점은 ‘러브리스’로, 4점 만점에 3.2점이다. ‘옥자’는 2.3점. 여섯 번째이지만 평균 이상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한다. ‘그 후’의 평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프랑세즈의 경우 12편에 평점을 부여해 로뱅 캄필로의 ‘BPM(Beats Per Minute)’이 2.93점(4점 만점)이 가장 높다. ‘옥자’는 2.0점, ‘그 후’는 2.1점으로 역시 평균치보다 높다.

‘옥자’는 “자연과 생명, 자본주의의 관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는 명징한 주제의식과 대중적 호응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조금 과도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뚜렷한 주제의식으로 성과를 얻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어 “대중적 측면에서도 호응을 얻을 가능성이 큰 영화다”고 밝혔다. 해외세일즈사 M라인 디스트리뷰션의 손민경 대표는 ‘옥자’에 대한 “호평과 혹평이 공존하고 있다”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후’의 해외마케팅을 담당하는 화인컷 김윤정 이사는 “수상 여부를 점치기는 이르다”면서 “이번 작품이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대중적인 분위기이고 현지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일부 관계자들도 “소수 취향의 예술적 감흥으로 1998년 ‘강원도의 힘’ 이후 오랜 시간 칸과 인연을 맺어온 홍상수 감독이 이를 바탕으로 대중에게 한 발짝 다가간 느낌이다”고 입을 모았다.

● 심사위원장에 달렸다?

하지만 소식지 평점은 말 그대로 비평가와 기자들이 주는 평점일 뿐이다. 또 올해 크게 화제가 되는 작품도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여전히 6편의 영화가 아직 선을 보이지도 않았고, 소피아 코폴라를 비롯해 파티 아킨, 프랑수와 오종 등 명장들의 작품이 포진해 수상 결과를 쉽게 가늠할 수 없게 한다.

정작 중요한 것은 경쟁부문 심사위원단. 그 중에서도 심사위원장의 수상작 선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심사위원장은 스페인의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심사위원단에는 박찬욱을 비롯해 마렌 아데, 파올로 소렌티노 등 감독과 윌 스미스, 제시카 채스테인, 판빙빙 등 배우들이 포함됐다.

전찬일 평론가는 “심사위원장의 영화적 색깔이 수상작 선정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영화의 아날로그적 정서를 향한 향수가 강하면서도 파격적인 이야기에도 개방적인 감독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반적으로 심사위원들은 영화관계자들이지만 모두가 특정한 색깔을 지닌 전문가들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무엇일까를 점쳐보는 것도 수상 가능성을 가늠하게 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페드로 알모도바르 심사위원장이 “극장에서 상영할 수 없는 영화가 수상하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을 모으기도 했다. 일반적인 극장 개봉이 아닌 미국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가 공개하는 ‘옥자’와 ‘더 메예로위츠 스토리’를 겨냥한 것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직후 심사위원장으로서 발언의 적절성 여부에 비판이 일자 “오해다. 심사위원단은 모든 영화를 차별하지 않고 심사할 것이다. 영화제가 선정한 영화들의 예술적인 면만을 평가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엄정한 심사를 거쳐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될 작품은 어떤 영화일까. 결과는 29일 새벽 폐막식을 겸하는 시상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칸(프랑스) 윤여수 기자|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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