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한류, 대륙으로 흐른다] 이상규 대표 “한류의 새 해법…중국을 ‘파트너’로 바라보세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3월 23일 06시 55분


이상규 대표는 20세 이후 10년간 중국 베이징대와 베이징 촨메이대 등에서 중국어, 광고, 신문방송학 등 공부. 2010년 위에화 엔터테인먼트 두화 대표에게 비전과 포부 제시, 한국법인 설립. 스포츠동아DB
이상규 대표는 20세 이후 10년간 중국 베이징대와 베이징 촨메이대 등에서 중국어, 광고, 신문방송학 등 공부. 2010년 위에화 엔터테인먼트 두화 대표에게 비전과 포부 제시, 한국법인 설립. 스포츠동아DB
■ 한류 4.0 시대…새로운 시장을 향하다 (上)|위에화 코리아 이상규 대표가 말하는 한류

위에화, 한국에 첫 진출한 중국 대형기획사
작년 한국 아이돌시스템으로 ‘유니크’ 탄생
애프터스쿨 나나 상하이방송 출연 성공도

“디테일 뛰어난 한국 콘텐츠, 한류 최고의 힘”
‘끊임없는 콘텐츠 개발이 한류 키워드’ 조언


1990년대 후반 클론, H.O.T, 안재욱 등이 이끈 한류는 중국에서 발원했다. 2003년 ‘겨울연가’의 신드롬으로 일본을 휘감은 한류는 이후 10여년 동안 케이팝을 통해 그 기세를 확장하며 다양한 지역으로 확산됐다. 최근 일본의 한류 열기는 시들해진 반면, 중국에서는 다시 뜨겁게 피어오르고 있다. 한류 콘텐츠가 여전히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로 다양하게 진화하고 소비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제 한류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4.0 시대를 맞고 있다. 스포츠동아는 창간 7주년을 맞아 ‘G2’ 미국과 중국에서 한류 콘텐츠를 다루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 CEO에게 4.0 시대를 맞는 한류의 힘과 가치를 물었다.23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싣는다.

애프터스쿨의 나나. 동아닷컴DB
애프터스쿨의 나나. 동아닷컴DB

지난해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는 ‘치맥’과 ‘천송이 패션’ 그리고 ‘화장품 한류’로 중국인들을 열광시켰다. 한 편의 드라마가 창출한 엄청난 부가가치는 한류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왕성한 소비력을 지니게 된 13억 인구의 중국은 이제 ‘제2의 별그대’를 꿈꾸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자본을 내세워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를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 제작사 등에 투자하고 유명 드라마·영화 연출자를 영입하는 것은 물론, 콘텐츠 공동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위에화 엔터테인먼트는 그 선두에 서 있다. 작년 9월 한국법인 위에화 코리아를 설립, 걸그룹 애프터스쿨 등이 소속된 플레디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고 한중합작 아이돌 남성그룹 유니크(Uniq)도 론칭했다. 여러 드라마와 영화 제작 및 투자도 진행 중이다.

● “차이나 머니의 유입, 한국에 또 다른 기회”

위에화는 2012년 한국의 우수한 아이돌 트레이닝환경, 음악 프로듀싱 시스템을 통해 한국과 중국 시장을 동시 겨냥하는 아이돌 그룹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자체 오디션을 통해 뽑은 우수한 재능의 중국인 3명이 한국에서 약 4년간 트레이닝을 받는 과정에서 한국인 2명을 더 선발, 작년 10월 유니크를 데뷔시켰다.

위에화는 또 지난해 애프터스쿨 나나를 상하이동방방송 ‘여신의 패션’에 고정출연시키며 ‘첫 한국인 쇼프로그램 메인 게스트’라는 작은 역사를 썼다. 현지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나나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인 ‘여신의 패션’을 통해 인기를 얻었다.

위에화는 앞으로도 이 같은 성공 사례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특히 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통한 한국 스타와 기획사의 현지화를 위해 현재 몇몇 한국 대형 기획사와 협의 중이다. 위에화 이상규(32) 대표는 “일본 에이벡스가 보아, 동방신기 등 한국의 가수들을 현지화하며 한류를 알렸듯, 위에화도 한국의 좋은 아티스트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다”면서 “한국에 첫 진출한 중국 기획사의 책무”라고 말했다.

위에화는 여러 한국 드라마와 영화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조폭마누라’ 조진규 감독과 연기자 주원이 참여하는 한중 합작영화 ‘하유교목 아망천당’을 2014년부터 제작하며 투자했다. 한국 제작사 본팩토리의 드라마에도 투자키로 했다. 매년 영화 2편, 드라마 2편을 제작·투자해 중국에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 “한류 콘텐츠, 디테일 최고”…“친구로서 중국을 보라!”

이상규 대표는 “한국과 중국이 손을 잡으면 아시아 시장을 호령할 수 있다. 한국 콘텐츠와 우수한 인력이 중국 현지화를 통해 좋은 콘텐츠를 생산한다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의 언급은 한류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기대하게 한다. 이 대표는 “여전히 중국인은 한류에 대한 판타지를 지니고 있다”면서 특히 한중 FTA가 타결되면서 저작권 보호 등 제도가 구축되면 한류가 더 성장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누구나 공감하는 로맨스의 정서, 폭넓은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의 호흡, 우수한 트레이닝 시스템에서 성장해 다방면의 재능을 지닌 아이돌 스타 등 한국 콘텐츠는 뛰어난 디테일을 지녔다”고 말하는 이 대표는 “한국의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중국인들의 동경도 한국 콘텐츠가 주목받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류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따끔한 조언도 내놓았다. 언젠가는 중국이 한국 콘텐츠의 확장을 ‘견제’할 것이고, 머지않아 독자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한다면 한국은 거대한 시장을 잃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을 한 시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 시장을 단기적으로만 내다보지 말고, ‘파트너’와 ‘친구’로서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고 제안한다. 물론 중국 콘텐츠도 한국에 활발히 소개하며 문화교류의 공간을 넓혀가야 한다. 위에화는 이런 과정을 통해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양국간 교류의 폭이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이상규 대표는 결국 위에화가 꿈꾸는 것은 “한국과 중국의 가교 역할”임을 강조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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