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경 “원래 유쾌한 남자…이젠 진짜 나를 보여줄 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1월 21일 06시 55분


배우 김상경. 스포츠동아DB
배우 김상경. 스포츠동아DB
■ ‘아빠를 빌려드립니다’ ‘가족끼리 왜 이래’로 코믹 연기에 눈뜬 김상경

그동안 ‘무섭고 말 없는 사람’으로 인식
요즘 사람들을 웃게 해줄 수 있어 행복
TV에도 자주 나오니 어머님도 좋아해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와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배우 김상경(42)이 보여주는 연기는 왠지 기분 좋은 웃음을 안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마음도 포근해진다.

20일 개봉한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는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빠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행복을 일깨워주는 감동의 이야기다. 김상경은 10년 째 백수인 채태만 역을 맡아 ‘내 남자의 로맨스’ 이후 10년 만에 코미디 연기를 선보인다.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는 ‘허당’의 모습으로 지금까지 작품 중 가장 코믹한 면모를 보여준다.

“나이 들수록 자기다워지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다. 언젠가는 나의 평상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했다. 지금이 그 때인 것 같다. 두 작품 모두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반응이 좋아 다행이다.”

결과가 좋기에 안도의 숨을 내쉬지만, 시도하기까지는 마음이 마냥 편치만은 않았다. 그동안의 작품에서 쌓아온 진지한 이미지를 한순간에 내려놓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중의 반응이 가장 고민이었다.

배우는 개입사업자이며, 서비스업으로 등록되어 있다. 연기로 ‘서비스’를 하지만, 받는 대상이 없다면 존재가치가 없다는 설명이다. 김상경은 “주책 떠는” 모습으로만 보이지 않기만을 바랐고, “거부감을 느낄까 걱정”이었다.

“나는 하고 싶었지만 바라봐주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느냐.”

사실 김상경은 간간히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원래의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지 만 드라마 출연이 적었고, 영화에서도 ‘몽타주’ ‘타워’ ‘화려한 휴가’ 등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에 출연해 김상경의 ‘본모습’을 기억하는 대중은 많지 않았다.

“그동안의 작품 때문에 대중의 99%가 나를 ‘무섭고 말 없는 사람’으로 알아 다가오길 꺼렸다. 하지만 원래 성격은 유쾌하다. 누구든 나와 만나는 사람은 그 순간이라도 기분 좋길 바란다.”

이제는 김상경이 자신의 모습을 알리려고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다들 알아본다. 드라마의 인기에 동네꼬마까지 김상경을 보면 ‘피식’ 웃고 지나간다. 5년 째 살고 있는 아파트 경비원도 최근에야 그에게 말을 걸었을 정도다.

그는 “내가 다른 드라마를 보며 받았던 즐거움을 이제는 내가 해주는 입장이다. 사람을 웃게 해줄 수 있어 이 직업이 새삼 더 좋아졌다. 나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뿌듯해 했다.

드라마 ‘애드버킷’(1998)에서 변호사 역으로 데뷔해 세종대왕(‘대왕 세종’·2008)을 거쳐 ‘가족끼리 왜 이래’의 평범한 직장인. 그리고 상업영화도 가능하고 독립영화도 가능한 연기자가 됐다.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18년의 연기생활은 스스로 정체성을 찾는 시간이었다. “장르별로 연기하는 맛이 다르기에 더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김상경은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를 통해 5세 아들을 둔 아빠로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가족끼리 왜 이래’를 통해서는 유동근의 연기를 보며 미래의 자신을 떠올린다.

“아들이 언제든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성인이 된 아들의 모든 일에 대한 첫 경험은 내가 알려주고 싶다. 직업상 같이 있는 시간이 적더라도 밀도가 높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김상경이 드라마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서다. 아무래도 TV 출연이 많다보면 “아들이 진짜 연기자”라고 실감하신다고 한다.

“어머님이 동네에서 어깨 펴고 다니신다. 하하! 처음에는 부모님을 위해 드라마를 선택했는데, 하고보니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를 위해 연기하는 느낌이다. 책임감도 생기지만 기분이 참 좋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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