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던’ 사투리 연기, 이젠 ‘시선 잡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5월 24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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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택연-오연서-이종석-보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KBS·MBC·SBS
김희선-택연-오연서-이종석-보라(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KBS·MBC·SBS
안방극장이 구수한 사투리로 물들고 있다. KBS 2TV ‘참 좋은 시절’의 김희선과 택연, SBS ‘닥터 이방인’의 이종석과 보라, MBC ‘왔다 장보리’의 오연서 등은 저마다 특색 있는 사투리 연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각자 주연을 맡은 드라마에서 경상도, 전라도, 북한 등 전국 각지의 사투리를 묘사해 극의 몰입도를 높이며 시청률 견인 역할을 톡톡히 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 모두 현재는 ‘능숙한’ 사투리를 구사하고 있지만, 방송 초반에는 제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어색하다” “듣기 싫다”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참 좋은 시절’에서 김희선과 택연은 극중 배경이 경북 경주인 까닭에 경북 사투리를 구사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경주보다는 부산사투리의 억양을 선보여 극 초반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아왔다.

두 사람은 지적을 받고 제작진과 실제 경주 출신 연기자들에게 촬영 틈틈이 미묘한 억양을 놓치지 않고 배우는 등 문제점들을 하나씩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노력으로 이제는 지적은커녕, “잘한다”라는 호평을 이끌어 냈다.

‘닥터 이방인’에 출연 중인 이종석과 보라는 ‘탈북자’이라는 설정에 따라 북한 사투리를 선보인다. 현재는 서울에 살고 있어 북한 사투리만 구사해야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매회 한두 마디씩은 북한사투리를 써야했고, 어색한 억양으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연기경력이 많은 중견 연기자들도 쉽게 구사할 수 없는 북한사투리를 20대 젊은 연기자들이 구사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바뀌었다. 이들은 북한말 전문가인 백경윤의 도움을 받아 평양식 북한말을 배웠다. 시청자들의 몰입을 떨어뜨릴 수 없다는 생각에 한 마디를 구사하더라도 억양에 무척 신경쓰고 있다.

‘왔다 장보리’ 주연을 맡은 오연서의 상황이 더 어려웠다.

오연서는 경상도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극중 배경이 전라도 장흥이라는 점에서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해야한다. 오연서 역시 능숙하지 않은 발음과 억양으로 처음엔 호된 신고식을 치렀지만, 현장에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스태프의 도움을 받는 등 한 시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그의 노력으로 ‘왔다 장보리’의 시청자 게시판에는 “지역 고유의 맛을 잘 살려냈다”라고 오연서의 사투리를 칭찬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한 관계자는 “사투리는 그저 흉내만 내서는 안 된다. 미묘한 억양이나 말투 등을 잘 파악해야 한다”면서 “특유의 사투리 연기로 그 전과 다른 모습으로 어필할 수 있는 매력은 있지만, 자칫 잘못 구사하면 드라마의 몰입을 떨어뜨릴 수 있는 약점이 있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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