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중국이다] 별에서 온 드라마·K팝, 중국인의 일상이 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3월 24일 07시 00분


한류의 진원지인 중국에서 드라마와 노래로 현지인들을 매료시키며 한국 콘텐츠의 우수성을 드높인 스타들. ‘대장금’ 이영애와 박신혜, 빅뱅 지드래곤과 그룹 H.O.T.(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MBC·SALT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스포츠동아DB
한류의 진원지인 중국에서 드라마와 노래로 현지인들을 매료시키며 한국 콘텐츠의 우수성을 드높인 스타들. ‘대장금’ 이영애와 박신혜, 빅뱅 지드래곤과 그룹 H.O.T.(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MBC·SALT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스포츠동아DB
■ 그들은 왜 한류에 열광하는가?

‘별그대’와 ‘나는 가수다’ 그리고 소녀시대와 투애니원…. 이달 초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 바이두 풍운방과 인위에타이 뮤직비디오 차트 등은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상위권에 올려놓았다.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선보인 ‘별에서 온 그대’는 약 30억뷰의 시청횟수를 돌파하기도 했다. 1990년대 말 이후 꾸준히 저변을 넓혀온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는 이제 새로운 면모,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강한 파급력으로 한류를 재점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문화 보호를 이유로 한국 콘텐츠 수입을 규제하고 있지만 대륙은 또 다시 한류에 열광하고 있다. 스포츠동아가 창간 6주년을 맞아 그 다채로운 풍경의 드넓은 대륙으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한다.

빅뱅·소녀시대에서 싸이 신드롬까지
유튜브·SNS 타고 시차없이 인기몰이
한류 아이템 봇물 기업매출 최대 3배↑
짝퉁 판치는 나라·유통구조는 걸림돌


● ‘사랑이 뭐길래’부터 H.O.T까지

사실 중국은 한류의 진원지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현지인들의 마음을 처음 사로잡은 것은 드라마였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1993년 ‘질투’가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 중국에 수출됐고, 1997년 ‘사랑이 뭐길래’가 CCTV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후 ‘별은 내 가슴에’의 안재욱은 ‘안자이쉬’라는 이름으로 최고의 사랑을 받았고, 2005년 ‘대장금’은 한국 드라마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이영애의 인기와 인지도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관심은 음악으로 이어졌다. 1998년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를 중국 가수 쑨예가 리메이크했고, 2000년 2월 H.O.T 콘서트는 현지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중국 한류가 순탄하게 정착한 것은 아니었다. 관심의 반작용으로 현지인들의 반감은 커져갔고, 방송 행정기관인 국가광전총국은 한국 문화에 대한 엄격한 심사와 방영횟수 제한 등으로 견제에 나섰다.

● ‘시차’ 없어진 한류, 파급력·인기도 ‘LTE급’

하지만 한류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케이팝이 가세하면서 한류는 더욱 확산됐다. 슈퍼주니어, 빅뱅, 소녀시대 등 아이돌 가수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물론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다시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인터넷과 유튜브, SNS, 모바일 등을 매개로 그 전파 속도와 파급력, 인기는 정비례했다. 실제로 ‘별그대’와 ‘상속자들’은 규제의 장벽이 높은 현지 방송이 아닌 인터넷을 통한 공략으로 열기에 힘을 더했다. 결국 한류의 열기에 ‘시차’마저 사라진 셈이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박성현 조사연구 TF팀장은 “한국 드라마의 경우 작가 집필력, 연출력, 연기력 등 기본적인 요소를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별그대’는 극중 김수현의 대사에서 유교적 사상을 엿볼 수 있고, 전지현 캐릭터에는 중국인들이 열광한 ‘엽기적인 그녀’ 속 모습이 투영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평소 한국의 일상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중국인들은 ‘별그대’에 등장한 각종 아이템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는 곧 중국 내 한국 기업의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최근 내놓은 ‘글로벌 한류 동향’에 따르면 ‘별그대’에 등장한 모 라면과 치킨, 제과 등 다양한 브랜드가 현지에서 최소 28%에서 300%의 매출 상승 효과를 얻었다.

● 리스크를 경계하라!

중국 콘텐츠 시장 규모는 129조원(창조경제위원회)으로 미국,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하지만 여전히 ‘짝퉁’으로 상징되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 이에 따른 유통구조의 불투명 등 또 다른 장벽도 높다.

중국 당국의 여러 가지 규제 등은 여전히 낮아지지 않는 ‘장성’이 되고 있다. ‘별그대’와 ‘쓰리데이즈’의 경우 방송 규제를 피해 인터넷 사이트에 수출하며 인기를 얻었지만 수익면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별그대’는 회당 2470만원, 총 5억1800만원에 판매됐다. 극중 주인공들의 아파트 세트비만 10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쓰리데이즈’도 회당 5360만원에 팔렸지만 제작비가 100억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아빠! 어디가?’와 ‘나는 가수다’ 등 예능프로그램 포맷 수출이 급증하면서 중국 정부가 각 방송사당 포맷 수입을 연간 1회로 제한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국가의 통제 및 규제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제 다양한 현지화 전략이 필수다”고 말한다. 박성현 팀장은 지속가능한 한류를 위해 중국을 ‘돈벌이의 시장’으로 인식하는 것에 우려를 드러냈다. 박 팀장은 “일본의 경우 한류에 대한 충성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자신들이 돈벌이의 도구가 된다고 느끼는 순간 돌아서는 성향이 짙다. 수익 차원에서만 접근하면 한류는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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