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자필 편지 일부 조작 흔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3월 11일 07시 00분


■ 경찰, 조작설 제기

“우체국 소인 발신인 부분 복사 흔적
교도소 수발 대장에도 장자연 없어”

국과수 이번 주말에 친필 최종 판정
조작땐 희대 해프닝…SBS 큰 책임도

10일 경찰이 고 장자연의 자필 편지로 추정되는 문건의 원본을 조사하던 중 일부 조작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혀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6일 SBS 첫 보도 이후 장자연 편지의 진위 여부를 둘러쌓고 제기된 갖은 의혹이 경찰 조사 그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필적 감정 결과에 따라 해소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경찰 “우체국 소인 훼손, 수발대장에 장자연 이름 없어”

이번 사태를 조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은 장자연의 지인이라고 주장한 전 모 씨가 수감된 광주교도소 감방을 압수수색해 편지 원본 20여장 등을 확보했는데, 10일 압수한 봉투에서 조작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편지 봉투에 우체국 소인이 찍힌 부분과 발신인이 적힌 부분 사이에 미세한 복사 흔적이 있다는 것. 소인이 찍히는 봉투 우측 상단에 가로 4cm, 세로 1cm 크기의 오려낸 부분이 나타나 발신지 정보를 가리기 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2003년 이후 총 2400여 건이 기록된 전씨의 교도소 문서 수발대장에도 장자연이나 그녀의 가명으로 알려진 ‘설화’라는 이름이 없어 경찰은 일단 조작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현재 조작의 흔적이 있다고 밝힌 것은 편지 봉투여서, 핵심인 편지 진위 여부에 대한 판단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필적 감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편지가 조작일 경우엔 ‘희대의 해프닝’

만약 국과수의 필적 감정에 따라 그동안 장자연 편지의 원본으로 추정됐던 문건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면 이번 파문은 ‘희대의 해프닝’으로 남을 수 있다. 6일 SBS의 첫 보도 이후 온 국민의 관심이 ‘장자연 리스트’에 쏠린 만큼 후유증도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9년 장자연의 사망 이후 불거졌던 갖가지 의혹들이 이번에 다시 재기됐지만, 조작으로 결론이 나면 그 의문들 역시 다시 미궁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장자연 파문을 다시 제기했던 SBS도 큰 영향을 받는다. SBS는 보도 전 필적 감정을 통해 문건이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국과수의 정밀 조사에서 친필이 아닌 것으로 최종 판정될 경우 보도의 파문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것으로 보인다.

● 고인 친필 맞다면 재수사 ‘급물살’

하지만 문건이 국과수에서 장자연의 친필로 확인될 경우 사건에 대한 전면적인 재수사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말에 나올 감정 결과에 따라 문건이 장자연의 친필로 확인되면 내용의 사실관계를 파악해 원점에서 다시 수사할 계획이다.

50여명의 수사진을 투입해 문서에 언급된 사람들과 당시 동석한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집중 조사를 펼친다는 방침이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경찰의 자존심을 걸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한 만큼 재수사가 결정될 경우 갖가지 의혹이 낱낱이 해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