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Q|시상식의 꽃, 레드카펫의 모든 것] “빨강은 부의 상징”…국가원수 등 귀빈 영접때 깔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2월 1일 07시 00분


■ 레드카펫의 유래

“캬∼! 앞으로 내리 깔린 레드카펫을 밟고 지나는데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사람들, 박수치면서 환호하는데…!”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영화 ‘취화선’으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뒤 제작자 이태원 태흥영화사 대표는 그 기쁨의 감격을 이렇게 표현했다. 2000년 ‘춘향뎐’으로 한국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레드카펫을 밟았던 그는 그 감격의 여운을 마치 무용담처럼 전했다. 자신의 영화가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자부심이었다.

많은 국내 영화 관계자들에게 유수의 영화제 레드카펫은 한때 ‘꿈의 무대’였다. 국내에서도 각종 영화제나 영화 시상식이 레드카펫을 깔았고 배우와 관계자들이 그 위에서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레드카펫은 외교적 관례에서 대중화했다는 게 정설이다. 외국의 원수나 그에 해당하는 귀빈을 영접할 때 그가 지나는 길 위에 레드카펫을 깔았다. 그래서 레드카펫은 가장 극진한 환영과 영접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럼 왜 붉은 색일까. 영화 칼럼니스트 김세윤은 책 ‘헐크 바지는 왜 안 찢어질까?’에서 에바 헬러의 ‘색의 유혹’을 인용, “빨강은 전통적으로 귀족과 부자의 색”이라고 말했다.

중세시대 염색 공장에서 가장 비싼 색이 빨강이었고 특히 황제를 중심으로 황실과 왕궁에서 주로 쓰인 색이 빨강이었다. 나폴레옹 1세 대관식 때부터 레드카펫이 권력의 상징으로 쓰였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붉은 색은 “극진한 대우”와 고급한 이미지에 가장 어울리는 색상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레드카펫은 고급 소재인 융단에 붉은 색을 칠해 초대된 이들에게 최고의 영광을 안겨주려는 목적을 지녔다고 봐도 무방하다. 굳이 영화제나 시상식이 아니더라도 호텔과 레스토랑 등에 들어설 때도 이 레드카펫을 밟는다는 점에서 이 같은 해석은 충분히 타당하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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