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 암살…’ 당시에도 ‘폭탄주’가 있었다?

  • 입력 2007년 11월 29일 1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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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혼합주를 제조하는 자네의 손맛은 변치 않을 걸세.” (최기수)

“이 술은 절개가 있는 술일세. 안동소주와 동동주를 섞는 비율이 조금만 어긋나도 그 맛이 죽어버리거든.” (장인형)

채널CGV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에서 조선시대 최고의 무사로 나오는 장인형은 ‘기총’(조선 후기의 하부 단위부대인 기(旗)의 통솔자) 승진턱으로 열린 술자리에서 안동소주와 동동주를 섞어 폭탄주를 만든다.

과연 현대극에서나 볼 수 있음직한 폭탄주 제조 장면은 극 중 재미를 위한 하나의 장치일까, 아니면 실제 조선시대의 모습일까?

사극은 역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지만, 극중 긴장감과 재미를 위해 가공이 더해지기 마련. 일단 소주와 동동주를 섞는 폭탄주가 조선시대에 존재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기록에 따르면 100년 전 막걸리 반 사발에 소주 한 잔을 섞어 마시는 ‘혼돈주(混沌酒)’ 또는 ‘자중홍(自中紅)’으로 불리는 술이 있었다고.

이밖에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에는 ▲ 안경을 쓴 정조의 모습 ▲ 주막에 외국인이 앉아서 자연스럽게 음식을 먹고 있는 장면 등 실제 조선시대 모습이라고 보기에는 알쏭달쏭한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반면에 극의 재미를 위해 실제 역사와 다르게 살짝 내용을 바꾼 부분도 있다.

우선 극 중 가장 중요한 신으로 손꼽히는 정조의 원행(왕이 궁궐 밖으로 길을 떠나는 것) 일자가 실제 2월 아니라 5월로 변경됐다. 원행을 고증에 맞춰 2월로 촬영할 경우 극의 전반적 배경이 겨울이 되면서 시청자들에게 화려한 영상미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

또하나 노론의 수장으로 ‘가상의 인물’인 김정수를 내세운 점.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에서는 사도세자를 그리는 마음을 표현한 영조의‘금등지사’(억울함이나 비밀스런 일이 있어 후세에 이를 밝혀 진실을 알게 하는 문서)가 노론과 소론의 갈등을 고조시키고, 정조의 극적 반전을 일으키게 되는 중요한 소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금등지사’의 실존 여부에 대한 논쟁은 아직까지도 분분하다.

매주 토∙일 밤 11시에 방송하는 채널CGV TV영화 ‘정조암살미스터리 8일’은 정조의 8일간 화성행차 일정을 배경으로 개혁파와 수구파의 대립을 다룬 미스터리 장르의 퓨전사극.

사도세자의 사갑연(죽은 뒤 맞는 회갑)을 맞이하여 화성 원행을 떠나는 ‘정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암살 사건들이 드라마의 중심 축을 이루지만, 그 안에 벌어지는 민초들의 애절한 러브 스토리 역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다.

(사진설명= 동 소주와 동동주를 섞어 혼합주를 만들고 있는 조선시대 최고의 무사 장인형(위)와 안경을 쓰고 집무를 보는 정조)

스포츠동아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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