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평양거리에 환영나온 60만명의 시민들은 어떻게 김대통령의 도착 시간을 미리 알았을까.
북한에는 ‘제3 방송체계’로 불리는 독특한 유선방송이 있다. 그러나 북한의 유선방송은 우리의 케이블TV와는 전혀 다르다. 북한은 전 가구를 유선방송망으로 연결, 스피커를 통해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일종의 사내방송이나 대학방송을 전국 규모로 확대한 형태인 셈.
공중파 방송은 외국에서 모니터가 가능하다는 우려 때문에 주요 사안을 공중파 대신 유선방송을 통해 알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
공중파방송도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 100% 국영방송이며 방송 방식도 우리와 달리 NTSC방식이 아닌 PAL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또 사회주의 국가인만큼 북한 방송에는 상업 광고가 전혀 없다. 대신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마다 음악이나 구호가 나온다.
TV방송은 조선중앙TV, 만수대TV, 개성TV, 교육문화TV 등 모두 4개 채널. 이중 조선중앙TV만이 전국 방송망을 갖고 있고 나머지는 지역방송이다. 예술 공연 및 국내외 영화 등을 주로 방영하는 만수대TV는 평양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 휴전선 남측 지역을 겨냥한 대남선전용방송이었던 개성TV는 북한 방송으로는 유일하게 남측에서 시청할 수 있도록 NTSC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신생 방송으로는 3년전 김국방위원장의 55세 생일에 맞춰 개국한 교육문화TV가 있다. 교육문화TV는 평양지역에서만 시청이 가능하다.
북한은 우리보다 6년 가량 빠른 74년에 이미 컬러 방송을 시작했지만 케이블TV나 인터넷방송은 아직 없다.
방송시간은 방송사마다 다르며 종영시간도 불규칙하다. 전국 채널인 조선중앙TV는 오후 5시 방송을 시작해 보통 밤 11시경 마친다. 단,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방송한다. 오후 5시 8시 10시 등 세차례의 뉴스외에도 영화, 교양, 오락 등으로 종합편성을 하고 있다. 개성TV나 교육문화TV는 밤시간에만 각각 3∼4시간 방송하고 만수대 TV는 주말에만 방송한다. 만수대TV는 영화와 스포츠가 편성의 약 80%를 차지한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