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할리우드에선]아메리칸 뷰티 '아카데미 특수' 계산분주

  • 입력 2000년 3월 30일 19시 44분


파티는 끝났다. 27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제7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어떤 이야기를 남겼을까?

가장 큰 승자는 ‘아메리칸 뷰티’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5개 부문의 오스카를 차지한 ‘드림웍스’. 웬만한 한국 영화 대작에도 못미치는 1500만 달러(약18억원)의 적은 제작비를 투입하고도 현재 미국내에서만 1억 1000만 달러(약1320억원)의 수입을 기록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는 요즘 이 영화가 ‘아카데미 특수’에 힘입어 얻게 될 ‘플러스 α’가 얼마나 될지 분석하느라 바쁘다. 디즈니는 ‘인사이더’(작품상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와 ‘허리케인 카터’(남우주연상)로 7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지만 전멸하는 참패를 당했다.

국내에도 아카데미 시상식으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아메리칸∼’을 배급 중인 CJ엔터테인먼트는 한때 12개로 떨어졌던 극장 수(서울기준)를 17개로 확대하면서 아카데미 순풍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허리케인 카터’를 상영 중인 브에나 비스타 코리아는 내심 덴젤 워싱턴의 탈락이 흥행에 미칠 악영향을 걱정하고 있다. 20세기 폭스 코리아는 힐러리 스왱크가 ‘소년은 울지 않는다’로 여우주연상을 받았지만 흥행 부진으로 이미 24일 종영해 김이 빠진 상태.

그런가 하면 아카데미가 21세기 들어서도 피부색에 대한 편견은 여전하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인도 언론들은 자국 출신 미국 감독인 M 나이트 샤말란의 ‘식스 센스’가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나 모두 탈락한 것에 대해 “인종차별적 편견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영국 ‘더 타임스’도 “오스카상은 정치, 경제, 지정학적 이유로 오염돼 왔다”면서 “미국에서만 2억 8000만 달러(약3360억원)의 수입을 기록한 ‘식스센스’의 수상 실패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시상식을 앞두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심사위원들을 대상으로 사전 조사해 발표한 수상자 명단에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나왔던 덴젤 워싱턴이 실제로는 탈락한 것도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흑인이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64년 시드니 포이티어가 유일하고, 여우주연상은 없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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